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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빈뇨, 야간뇨, 절박뇨 등의 배뇨장애를 유발하는 ‘신경인성 방광’은 과거 노화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조기 치료를 통해 신장 손상 및 요로 감염을 예방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신경인성 방광을 앓고 있는 환자는 약 150만명으로 추산될 정도로 유병률이 높다. 신경인성 방광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봤다.

◇하루 4~6회가 건강한 소변 배출 주기
우리 몸의 비뇨기계는 2개의 신장, 2개의 요관, 1개의 방광, 요도로 구성된다. 방광은 소변을 저장하는 주머니로, 물이 든 풍선과 비슷한 모양으로 우리 몸 안에 위치한다. 소변이 신체 바깥으로 배출되기 위해서는 방광의 근육은 수축하고, 요도의 입구는 열려야 한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배웅진 교수는 “소변을 저장하고 배출하는 기능이 잘 되는 방광을 건강한 방광이라고 하며, 보통 정상 성인은 하루에 약 1.5L의 소변을 4~6회 나누어 본다”고 말했다.

이러한 방광의 소변을 저장하고 배출하는 기능이 대뇌, 척수, 말초신경계 등의 이상으로 저하된 상태를 ‘신경인성 방광’이라 한다. 고령 인구 증가와 파킨슨병, 뇌졸중, 치매 등 신경계 질환 증가로 인해 신경인성 방광 환자가 크게 늘고 있으며, 특히 70대 이상 노인 환자 비중이 가장 높다. 신경인성 방광 환자는 빈뇨, 야간뇨, 절박뇨 등의 저장 이상 증상과 요주저, 약뇨, 잔뇨감 등의 배뇨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요도 괄약근을 조절하기 어려워 요실금이 동반될 수 있다.

신경인성 방광의 대표 원인 질환은 다음과 같다. ▲뇌질환(외상성 뇌손상, 뇌졸중, 치매, 파킨슨병, 다발성위축증) ▲척수질환(척수손상, 다발성경화증, 급성횡단척수염, 척수수막류질환) ▲말초신경계 손상(회음부수술, 자궁적출술, 자궁내막증 절제술, 골반신경 손상 가능성이 있는 산부인과, 외과 수술, 대상포진바이러스 감염) ▲당뇨병성 방광병증 ▲추간판탈출증과 척추강협착증 ▲기타질환(베체트병, 전신홍반루푸스)

신경인성 방광으로 적절한 소변 저장과 배출이 이뤄지지 않으면 삶의 질 저하는 물론 건강에도 문제가 생긴다. 방광에 소변이 과도하게 차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며, 간헐적 자가도뇨 등을 통해 방광을 비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소변이 방광에서 요관을 거쳐 신장으로 역류하게 되면, 신장에 염증이 유발되어 영구적 신장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배웅진 교수는 “배뇨가 가능하더라도 잔뇨가 많이 남으면 세균이 증식하여 방광염이 발생한다”라며 “소변 찌꺼기로 인해 방광 결석이 생길 수 있으며 요실금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카페인 제한하고 증상 나타나면 검사 받아야
신경인성 방광의 대표적 치료법은 크게 ▲청결간헐적 도뇨법 ▲약물치료 ▲유치도뇨법 세 가지로 나뉜다. 표준치료는 청결 간헐적 도뇨법이다. 이는 요도를 통해 방광에 관을 삽입해 방광을 완전히 비운 뒤 관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최근 신경인성 방광 환자가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일회용 카테터는 사용 후 바로 버리기 때문에 재사용 카테터나 유치도뇨관에 비해 요로 감염, 요도손상, 방광 결석 등의 합병증 발생률이 현저히 낮다. 하루 평균 4~6회가 적당하며, 1회 방광을 완전히 비울 때 소변량이 400~500mL미만이어야 한다. 소변량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의료진과 상의 후 진행한다.

배 교수는 “하루에 여러 번 관을 넣어 소변을 빼는 것이 환자 입장에서는 귀찮고 불편할 수 있다”라며 “하지만 청결 간헐적 도뇨법은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인데 소변줄을 달고 지내지 않아도 되고, 일상생활 속 소변 실수를 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소변을 저장하고 비우는 역할을 하는 근육에 적용되는 약물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약물치료 효과가 만족스럽지 못하거나 부작용이 심할 경우, 보톡스 주사법을 적용할 수 있다. 주사 후 7~14일에 효과가 나타나고, 약 6개월 정도 지속되나 효과는 개인차가 있다.

유치도뇨법은 소변줄을 요도를 통해 유치하는 요도 유치 도뇨관법과 복부를 통해 유치하는 치골상부 도뇨관법이 있다. 실리콘 재질이 선호되며 2~4주마다 교체해야 한다. 환자의 몸에 소변줄을 유치하는 방법은 다른 대안이 불가능할 때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기간 사용 시 요로 감염, 배뇨통, 요실금, 요도손상, 신장합병증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증상을 참거나 방치하기보다 비뇨의학과에서 배뇨기능 검사 등을 통해 현재 방광의 상태를 확인하고, 환자에게 맞는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다. 배 교수는 “또한 방광에 소변이 과도하게 차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수분 섭취는 지나치게 제한하기보다 카페인이나 알코올처럼 방광을 자극할 수 있는 음료는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오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