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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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이어폰 사용은 귀 내부 염증이나 청각세포 손상으로 인한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 다섯 명의 이비인후과 전문의에게 이어폰 사용 팁을 물었다. /클립아트코리아
이어폰은 현대인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기가 됐다. 대중교통 이용 시간이 긴 직장인과 학생들에게 이어폰은 무료함을 덜어 주고 소음을 차단해 주변으로부터 독립된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 주는 도구다. 하지만 잘못된 이어폰 사용은 귀 내부 염증이나 청각세포 손상으로 인한 소음성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 매일 귀 질환을 보는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은 어떤 종류의 이어폰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다섯 명의 이비인후과 전문의에게 현재 사용 중인 이어폰과 사용 습관, 이어폰 고르는 팁을 물었다.

◇"평소 사용 환경에 맞춰 골라야"
한양대병원 이비인후과 한상윤 교수는 S사의 커널형 이어폰을 사용한다. 이어폰은 회의나 온라인 강의 청취 시에만 잠깐 사용하며, 가능하면 최저 음량으로 듣는다. 커널형 이어폰은 주변 소음이 있는 환경에서도 비교적 낮은 음량으로 청취할 수 있기 때문에 청력 보호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한상윤 교수는 "이어폰을 고를 때는 사용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정적인 환경이나 이동 중 중 이어폰 사용 빈도가 높다면 주변 소음이 차단되는 이어폰을 사용해 음량을 낮춰 청취하는 게 좋다. 땀이 나는 운동을 하거나 귀가 습한 경우에는 커널형 이어폰이 귀 통증이나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럴 때는 귀를 막지 않는 오픈형이나 골전도 이어폰이 도움이 된다. 한상윤 교수는 "이어폰 사용 시 지나치게 음량을 키우지 말고, 커널형 이어폰의 경우 너무 작은 고무 캡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오픈형 이어폰, 음향 손실 있지만 자극은 적어"
강북보아스이비인후과 이철희 대표원장은 A사의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사용한다. 다만 귀에 꽂는 부분이 실리콘인 청진기를 매일 사용하다 보니 귀가 간지러워 평소에는 이어폰보다는 스피커를 자주 사용한다. 이어폰은 회의나 통화를 할 때, 소음 차단이 필요한 상황에 한해 짧게 사용하며, 이 때 음량은 되도록 작게 조절한다. 이철희 원장은 귀가 자주 가렵다면 커널형 이어폰보다는 플라스틱으로 마감된 오픈형 이어폰을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오픈형 이어폰은 음향 손실이 있지만 귀 자극이 덜하기 때문이다. 또 소음 환경에서 골전도 이어폰을 사용하면 높은 음량으로 소리를 듣게 돼 오히려 귀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소음성 난청을 유발할 수 있어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들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음량으로"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배성훈 교수는 S사의 커널형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다. 외부 소음이 함께 들리면 이어폰의 볼륨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데,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탑재돼 있고 고무 캡이 달린 커널형 이어폰은 그런 염려가 덜하다. 배성훈 교수는 "'귀도 쓰면 쓸수록 나빠진다'는 나만의 믿음이 있어, 이어폰은 하루 한 시간 정도 착용하며 평소 들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음량으로 듣는다"고 했다. 어떤 경우에도 스마트폰에 표기되는 적정 음량 이상으로는 듣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환자들이 이어폰을 구입하기 전 꼭 체크해야 하는 기능으로는 노이즈 캔슬링을 꼽았다. 다만 장시간 사용하는 것은 소음성 난청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큰 소리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사용 빈도와 음량을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 확인은 필수"
강동소리의원 신유리 대표원장은 B사의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평소 소리에 예민해 낯선 곳에서 잠을 잘 때나 주변 소음이 클 때, 집중해야 할 때는 음악 재생 없이 노이즈 캔슬링 기능만 이용할 때도 있다. 다만 걸을 때 이어폰을 사용하면 주변 상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착용하지 않는다. 이어폰을 사용할 때는 음량을 최대치의 절반 이하로 설정한다. 신유리 원장은 "소음 환경에 예민하다면 노이즈 캔슬링 기능에 중점을 두고 이어폰을 고르는 것도 방법"이라며 "소리 전달 기관의 이상으로 음파 전달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전음성 난청의 경우 골전도 헤드셋 체험도 추천한다"고 했다.

◇"자신의 귀 상태 반드시 점검해야"
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 임지형 교수는 A사의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이어폰 사용 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장시간 사용하지 않는 것과 음량을 최소화해서 듣는 것'을 꼽은 임지형 교수는 평소 출근길과 퇴근길에 각각 20분만 이어폰을 사용하며, 음량은 최소한으로 설정하고 있다. 임지형 교수는 "이어폰을 사용하기 전 자신의 청력 상태를 점검해 소음성 난청의 증상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했다. 상대방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등 문제가 있다면 이어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더불어, 외이도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 커널형 이어폰을 써도 괜찮은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김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