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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정병하 교수와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500례 환자와 공여자인 배우자./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이 최근 말기신부전을 앓고 있는 65세 남성 환자(혈액형 B형)에게 배우자(혈액형 AB형)로부터 신장을 성공적으로 이식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성모병원은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500례를 달성했다.

이번에 수술 받은 환자는 1989년 형제로부터 1차 신장이식을 받은 후 이식 신장 기능이 소실되어 두 번째 이식을 받게 된 사례다. 과거에는 혈액형이 맞지 않는 공여자로부터의 신장이식은 거부반응 위험으로 시행이 어려웠으나, 혈액형 연관 항체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탈감작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가능해졌다.

이날 퇴원한 환자는 “(나를 위해 신장을 내어준 아내에게) 마음 아프면서도 너무 고맙다”며 “이 자리를 빌려 치료 과정에 최선을 다해주신 서울성모병원 의료진과 모든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병원이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500례를 분석한 결과, 전체 생체 신장이식 중 혈액형 부적합 이식의 비율은 초기 약 10%에서 2026년 현재 35%까지 증가했다. 가장 많은 수혜자-공여자 관계는 부부로, 전체 500례 중 절반 이상이 부부 간 이식이었다. 이는 전체 생체 이식에서 부부 이식 비율(35%)보다 높은 수치다.

임상 경험의 축적에 따라 적응증도 확대되어, 65세 이상 고령 환자가 7%(34건)를 차지했고, 최고령 수혜자는 73세였다. 고도 감작과 혈액형 부적합이 동시에 존재한 고위험군은 87건(17%)이었고, 재이식 사례는 52건, 세 번째 이식은 5건이었다. 신장·간 동시이식 환자에서 시행한 사례도 3건이었다. 이식 신장 생존율(투석이나 재이식 없이 기능 유지)은 이식 후 1년 98%, 5년 94%, 10년 85%로, 일반 생체 신장이식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성적을 보이고 있다.

박순철 장기이식센터장(혈관이식외과 교수)은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의 도입으로 과거 공여자가 없어 이식 기회를 얻지 못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열렸다”며 “필수 약제와 검사법의 발전에 따라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