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습관적으로 커피를 찾는 이들이 많다. 카페인의 각성 효과를 통해 비몽사몽한 정신을 깨우기 위해서다. 하지만 공복에 마시는 모닝커피는 소화기관에 부담을 준다.
◇빈 속 모닝커피, 혈당 조절 방해한다
기상 직후에는 코르티솔 호르몬 수치가 높아져 있다. 코르티솔은 인슐린 작용을 방해해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한다. 이 상태에서 커피를 마시면 인슐린 작용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커피 속 카페인이 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하고, 아드레날린이 간에서 글리코겐을 분해해 포도당을 혈액으로 방출시키기 때문이다. 가천대 길병원 영양팀 허정연 임상영양사는 "커피 속 폴리페놀 성분이 당뇨를 예방하는 데 일부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카페인 자체가 인슐린 감수성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혈당 변동성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공복 상태에는 위장관 내부의 위산 농도가 높다. 산성인 커피가 위 점막을 자극하고, 커피에 함유된 폴리페놀인 클로로겐산이 위산 분비를 더욱 촉진하면 위장질환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또 카페인은 하부식도괄약근 수축을 방해해 위산과 음식물 역류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성분이기도 하다.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염이 있다면 증상이 악화할 수 있다.
◇아메리카노 vs 카페라떼,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그래도 꼭 커피를 마셔야 한다면 아메리카노보다는 카페라떼를 고르는 게 낫다.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에 물을 넣어 희석해 만드는 반면, 카페라떼는 우유를 섞어 만든다. 우유에 들어있는 지방과 탄수화물, 단백질의 일종인 카제인은 산성이 강한 커피가 위벽에 바로 닿지 않도록 일종의 완충 작용을 한다. 하지만 이 성분이 위벽을 코팅하거나 직접적으로 보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허정연 임상영양사는 "우유에 들어있는 칼슘과 단백질 등의 성분이 위를 자극해 오히려 위산 분비를 촉진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당불내증이 있다면 유당이 제거된 우유나 두유 또는 식물성 음료로 바꿔야 한다. 다만 식물성 음료는 우유나 두유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낮다.
◇공복 상태 피하고, 기상 1~2시간 후에 마셔야
아메리카노든 카페라떼든, 커피는 완전한 공복 상태보다는 식후에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에 완충 작용을 해줄 음식물이 있으면 위 점막 보호에 도움이 된다. 식사를 하기 어렵다면 견과류 한 줌, 요거트, 통곡물 크래커 등 건강한 지방과 단백질, 식이섬유가 함유된 식품을 먼저 섭취해야 한다. 또 기상 직후보다는 1~2시간 후, 코르티솔 수치가 비교적 낮아졌을 때 커피를 마셔야 혈당 변동성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커피는 하루 한 두 잔 이내로 섭취하고, 연하게 내려 마시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