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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망막병증’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지만 방치하면 갑작스러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당뇨병의 다양한 합병증 중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로 높은 혈당이 오래 유지되며 눈 속 미세혈관들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지만, 방치하면 갑작스러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안과 김진하 교수는 “기존 연구에서 당뇨병을 5년 이상 앓으면 17~29%, 15년 이상 앓으면 78~98%의 환자에서 망막병증이 관찰됐다”며 “당뇨를 진단받았다면 반드시 당뇨병 진단과 동시에 당뇨망막병증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뇨망막병증의 가장 큰 원인은 높은 혈당이지만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신장질환 등이 망막병증 진행을 가속화할 수 있으므로 금연 등 동반 질환 관리가 중요하다.

당뇨망막병증은 진행 단계에 따라 비증식성당뇨망막병증과 증식당뇨망막병증으로, 중증도에 따라서는 경도, 중등도, 심한 비증식당뇨망막병증으로 나뉜다. 비증식성당뇨망막병증은 높은 혈당으로 미세혈관이 손상돼 피가 나거나 삼출물 등이 생기는 상태인데, 여기서 더 진행되면 신생혈관이 자라나 출혈이나 망막박리를 일으키는 증식당뇨망막병증이 된다.

◇초기 무증상… 망막박리로 이어지기도
당뇨망막병증의 가장 무서운 점은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혈당이 계속 높은 상태로 유지되면 혈관 벽이 약해지고 새거나 막히기 쉬워져 산소 부족과 염증 반응이 반복되며 점점 병이 진행된다. 당뇨망막병증이 진행되면 시야가 흐리거나 번질 수 있고, 글자가 휘어져 보이거나 검은 점과 실이 떠다니는 듯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시야가 커튼에 가려지는 것 같은 증상도 있다. 이런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안과를 방문해야 한다.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에 부종이 생기거나 신생혈관이 자라나면 ‘망막박리’로 이어질 수 있다. 망막박리는 눈 안쪽 망막이 안구의 벽에서 떨어지는 것이다. 김진하 교수는 “약한 신생혈관이 많이 자라 출혈이 쉽게 생기고, 염증 반응과 흉터 조직이 정상 망막을 잡아당겨 치료가 쉽지 않다”며 “출혈이나 망막박리가 생기기 전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뇨망막병증은 치료보다 관리가 더 중요하다. 당뇨병을 오래 앓을수록 눈 속 혈관 손상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당뇨가 있다면 시력을 지키기 위해 증상이 없어도 정기 검사를 꾸준히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정기검진을 통해 병의 진행 단계를 확인하기 위해 안저검사를 시행한다. 황반부종 등의 구조적 변화를 볼 땐 빛간섭단층촬영을, 망막혈관 누출·폐쇄·신생혈관 증식과 중증도를 볼 땐 형광안저촬영술을 할 수 있다.

◇치료보다 관리, 수술은 최후의 수단
당뇨망막병증 치료는 병의 단계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엔 혈당·혈압·콜레스테롤 조절과 생활습관 개선, 약물치료만으로도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레이저치료는 심한 시력 손상의 위험을 줄일 수 있지만 시야장애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안 내 주사는 신생혈관을 빠르게 퇴행시키고 황반부종을 효과적으로 감소시켜 시력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 눈 속에 출혈이 많거나 망막이 박리돼 시력이 위협받을 때는 유리체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김진하 교수는 “수술은 실명을 막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며 “수술 전 단계에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