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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연세병원 엄광식 원장
조금만 걸어도 엉치나 다리가 당기고 쉬었다 가야 한다면 단순한 허리 통증이 아닌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지면서 신경이 압박돼 통증과 저림, 보행 장애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척추 질환이다.

척추관 협착증은 걷는 기능이 망가지는 질환이다. 10분 정도 짧은 시간을 걷는데 쉬어야 하거나 엉치와 다리가 당기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이미 신경 압박이 상당 부분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척추관협착증은 초기에는 허리 통증 정도로 시작되지만, 점차 걷는 거리 자체가 줄어드는 ‘신경성 파행’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반복되거나 일상적인 보행이 어려워지는 시점이라면 치료 시점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신경 압박 부위만 선택적으로 해결하는 양방향 척추 내시경을 이용한 신경 감압 수술이 척추관협착증 치료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걷는 거리 급격히 줄어든 50대 남성 사례
53세 남성 환자는 수년간 허리 통증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받아왔다. 최근 들어서는 왼쪽 엉치와 다리가 당기는 증상이 심해졌고, 약 100m만 걸어도 통증으로 인해 쉬어야 할 정도로 보행이 힘들어졌다. 다리 저림과 함께 힘이 빠지는 느낌까지 동반되면서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MRI 검사 결과, 요추 4-5번 부위에서 신경관이 심하게 좁아진 척추관협착증 소견이 확인됐다. 오랜 기간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 호전이 없고, 신경 압박으로 인한 보행 장애가 뚜렷했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됐다. 다행히 신경 압박이 한 부위에 국한돼 있어, 최소 절개로 진행되는 양방향 척추 내시경 신경 감압 수술을 시행하기로 했다.

압박 받는 신경만 선택적으로 풀어주는 최소침습 수술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은 두 개의 작은 절개를 통해 내시경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각각 삽입해 카메라로 신경을 압박하는 뼈와 인대를 보면서 병변 부위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방식이다. 정상 구조물 손상을 최소화하면서도 신경 감압 효과를 정확히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 수술 과정에서 내시경을 통해 비후된 인대와 유착된 조직이 확인됐고, 신경을 압박하던 구조물만 제거해 좁아진 신경관을 충분히 확보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절개 범위가 작아 출혈과 주변 조직 손상이 적었고, 수술 후 통증 부담도 비교적 크지 않았다.

환자는 수술 당일부터 보행이 가능했으며, 퇴원 후에는 점진적인 보행 운동과 재활을 병행했다. 수술 후 수개월이 지난 현재는 이전처럼 걷다 쉬어야 하는 증상이 사라졌고, 장거리 보행도 무리 없이 가능한 상태로 회복됐다.

척추관협착증, 통증의 강도와 보행 가능 거리가 중요한 치료 기준
척추관협착증은 통증의 강도와 보행 기능 저하 여부가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특히 보행 가능 거리는 신경 압박으로 인한 기능 저하를 비교적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걷는 도중 자주 멈추거나 보행 거리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면, 이는 신경이 일상적인 하중을 견디기 어려워졌다는 신호로 조기 평가와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참고 견딘다고 좋아지는 병이 아니라 시기를 놓칠수록 회복에 필요한 시간과 부담이 커지는 질환이다. 영상 검사로 신경 압박 정도를 정확히 확인하고, 환자의 보행 상태와 기능 저하를 함께 고려해 치료 시점을 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은 협착 범위가 넓지 않고 불안정성이 동반되지 않은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 방법으로, 빠른 회복과 일상 복귀를 기대할 수 있다. 걷는 거리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면 단순한 노화로 넘기기보다 전문적인 진단을 통해 현재 상태를 점검해 보는 것이 좋다.

(* 이 칼럼은 가자연세병원 엄광식 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