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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위장으로 가는 혈류가 줄고 위의 운동성이 저하돼 소화불량이 생길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50대 가정주부 A씨는 최근 소화가 잘되지 않고 속 쓰림이 잦아 가까운 종합병원 소화기내과를 찾았다. 과거 아버지가 위암을 앓았던 터라 혹시 모를 질환을 걱정했지만, 진단 결과는 단순 소화불량이었다. 의료진은 최근 이어진 한파로 인해 위장 기능이 일시적으로 저하된 것이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A씨처럼 겨울철만 되면 유독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소화불량은 위장 점막 손상이나 위산·소화효소 분비 이상으로 생기기도 하지만, 위장 운동 기능이 떨어질 때도 발생한다.

◇추위가 위장 기능 떨어뜨려
겨울철 기온이 낮아지면 신진대사와 함께 인체 전반의 기능도 둔화된다. 추위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위장으로 가는 혈류가 줄고 위의 운동성이 저하돼 소화불량, 식욕 저하, 복부 불편감, 변비나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실내외 온도 차가 큰 겨울철에는 자율신경계가 균형을 잃으면서 소화 기능 장애가 발생하기 쉽다.

추위 자체가 교감신경을 자극해 위장의 활동을 억제하는 데다, 외출을 꺼리면서 활동량이 줄어드는 것도 원인이다. 위장 운동은 음식의 종류나 식사 시간뿐 아니라 신체 활동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식사 후 바로 앉아 있거나 눕는 습관이 반복되면 소화 기능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 다만 소화를 돕겠다고 식사 직후 과도한 운동을 하는 것은 오히려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 정도의 활동이 도움이 된다.

울산엘리야병원 소화기내시경센터 김경훈 센터장(내과 전문의)은 “겨울철 소화불량을 예방하려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외출 전 충분히 몸을 풀고, 보온에 신경 써 위장 기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겨울에도 안심 못 하는 식중독·장염
겨울이라고 해서 식중독이나 장염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겨울철에는 로타바이러스와 노로바이러스 감염이 주로 발생하며, 전염성이 강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로타바이러스는 주로 10월부터 겨울철까지 유행하며 구토, 설사, 발열, 복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심한 경우 탈수로 이어질 수 있으며, 어린이 장염 입원 환자의 50~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겨울철 식중독의 대표적인 원인이다. 오염된 음식이나 식재료를 통해 감염되며, 특히 겨울철 즐겨 먹는 굴 등 어패류를 날것으로 섭취할 경우 위험이 크다. 구토와 설사, 복통 등이 주요 증상이다. 영하 20도에서도 생존할 만큼 생명력이 강해 겨울철에도 방심은 금물이다.

음식은 충분히 익혀 먹고, 날것보다는 조리한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중독이나 장염이 의심될 경우 탈수를 막기 위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하며, 손을 통한 전파가 많은 만큼 개인위생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경훈 센터장은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은 추위에 오래 노출된 뒤 식사하면 위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수 있다”며 “몸을 충분히 따뜻하게 한 뒤 천천히 식사하고, 되도록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겨울철에도 실내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늘려 활동량을 유지하며 개인위생에도 신경 쓰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