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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술을 마시면 대장암과 직장암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장기간 술을 마시면 대장암과 직장암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평생에 걸쳐 과음한 사람은 대장암 발생 위험이 최대 91%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에리카 로프트필드 박사 연구팀은 암 병력이 없는 성인 8만8000여 명을 최대 20년간 추적 관찰해 평생 음주량과 대장암 발생 위험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18세 이후부터 연구 시작 시점까지 얼마나 자주, 얼마나 많이 술을 마셨는지를 조사했다. 이를 바탕으로 음주자를 ▲가벼운 음주자(주 1잔 미만) ▲중간 음주자(주 7~14잔 미만) ▲과도한 음주자(주 14잔 이상)로 나눴다. 추적 기간 동안 새로 발생한 대장암 환자는 1679명이었다.

분석 결과, 평생 평균 주 1잔 이하로 마신 사람과 비교해 주 14잔 이상 마신 사람은 대장암 위험이 25% 높았다. 특히 직장암 위험은 95% 더 높아 거의 두 배에 달했다.

가장 위험이 컸던 집단은 성인기 전 기간 동안 꾸준히 과음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평생 가볍게 술을 마신 사람이나, 특정 시기에만 과음했던 사람보다 대장암 발생 위험이 91% 높았다.

반면 술을 끊은 과거 음주자에게서는 대장암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들은 현재 가볍게 술을 마시는 사람보다 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비암성 대장 종양(선종)이 생길 가능성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오랜 기간 음주를 하면 대장과 직장 점막이 반복적으로 손상되고, 회복 능력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런 손상이 오래 쌓일수록 암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대장암 가운데서도 직장암과의 연관성이 특히 강하게 나타났다는 점이 특징이다. 직장암은 치료 과정이 복잡하고 환자의 부담이 큰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는 반드시 암에 걸린다는 뜻은 아니지만, 지금 행동을 바꿔야 한다는 분명한 신호"라며 "대장암은 예방과 조기 발견이 가능한 암인 만큼, 음주 습관 관리와 정기 검진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대장암은 국내에서 남성은 네 번째, 여성은 세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최근에는 젊은 연령층에서도 대장암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비만 증가, 운동 부족, 장내 환경 변화, 초가공식품 섭취 증가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현재 국내 국가암검진사업에서는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1년에 한 번 분변잠혈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상 소견이 있으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부터 술을 많이 마셔온 사람이 혈변이나 배변 습관 변화 같은 증상이 있다면, 30대라도 검사를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암학회(ACS) 학술지 '암(Cancer)'에 지난 26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