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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표현할 때 자폐인과 비자폐인이 얼굴표정을 다르게 사용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사진=chatGPT
감정을 표현할 때 자폐인과 비(非)자폐인은 각기 다른 얼굴 표정을 짓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언어적∙비언어적 의사소통에 지속적 결함이 있어서 사회적 관계를 맺고 교류하는 과정에 어려움을 겪는 신경발달장애다. 제한된 분야에만 흥미를 갖고 상동적(반복적) 행동을 보인다. 또래와 구별되는 특징이 대개 3세 이전에 관찰된다. 환자마다 문제 행동이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다. 증상이 넓은 범위에 걸쳐 있다는 의미로 ‘스펙트럼’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영국 버밍엄대 심리학과 키팅 박사 연구팀은 연령, 성별, 지능 수준이 유사한 자폐와 비자폐 성인 총 51명을 대상으로 행복·분노·슬픔의 감정을 얼굴로 표현하게 했다. 연구팀은 고해상도 얼굴 모션 캡처 기술을 활용해 5000개가 넘는 표정을 기록하고 분석했다.

그 결과, 자폐인과 비자폐인이 같은 감정을 표현하더라도 얼굴 움직임 패턴은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분노·행복·슬픔을 표현할 때 자폐인은 입술 등 하안부를, 비자폐인은 눈썹 등 상안부를 주로 사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비자폐 집단에서는 일반적인 표정을 짓는 사람일수록 타인의 감정을 더 정확하게 이해했지만, 자폐 집단에서는 그런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자폐인이 감정 인식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이 능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과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접하는 표정 표현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일 수 있다”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타인의 감정을 추론하는 과정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공저자 제니퍼 쿡 교수는 “자폐인이 감정 표현에 ‘결점’이 있다고 볼 것이 아니라, 비자폐인과는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이 연구는 자폐인과 비자폐인 간 사회적 상호작용의 어려움이 한쪽의 결함이 아닌, 양쪽의 표현 방식의 불일치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이 연구는 자폐스펙트럼 학술지 ‘Autism Research’에 2026년 1월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