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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을 냉동 보관하면 건강상의 이점을 챙길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식빵은 유통기한이 짧아 상온에 두면 금방 상하거나 딱딱해지기 일쑤다. 보통 오래 보관하기 위해 냉동실을 찾지만, 이 방법이 사실은 혈당 조절과 장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외신 허프포스트는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식빵 냉동 보관의 놀라운 건강상 이점들을 소개했다.

◇얼린 빵, ‘저항성 전분’ 늘어 식후 혈당 반응 39% 감소
녹말은 빵·감자·곡물 등에 풍부한 탄수화물로, 아밀로스와 아밀로펙틴이라는 두 가지 포도당 중합체로 구성된다. 빵을 굽는 과정에서 가해지는 열은 녹말 분자의 결합을 풀어 소화 효소가 접근하기 쉽게 만든다. 하지만 구워진 빵이 식으면 ‘전분의 노화’가 일어나며, 분자가 다시 배열돼 소화·흡수가 어려운 저항성 전분이 생성된다. 미국 공인 영양사 에이버리 젠커는 “갓 구운 흰 빵에는 0.5~1.7%의 저항성 전분이 함유돼 있지만, 이를 식히거나 얼렸다 해동하면 함량이 1~3%까지 증가할 수 있다”며 “얼린 빵의 건강상 이점 핵심은 저항성 전분에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 옥스퍼드 브룩스대 연구팀은 흰 빵을 얼렸다가 해동하거나, 냉동 후 토스트했을 때의 혈당 반응을 분석했다. 그 결과, 갓 구운 빵을 섭취했을 때보다 식후 혈당 상승폭이 최대 39%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냉동과 가열, 냉각 과정이 반복되면서 저항성 전분 생성이 촉진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원리는 밥·파스타·감자 요리에도 적용된다. 폴란드 포즈난 의과대학 연구팀은 식혔다가 다시 데운 밥이 갓 지은 밥보다 식후 혈당 상승폭이 약 30% 낮았다고 보고했다.


◇포만감 유지·장 건강에도 긍정적
저항성 전분은 혈액으로 흡수되지 않아 혈당과 인슐린 수치의 급격한 상승을 줄여준다. 젠커 영양사는 "저항성 전분은 다른 탄수화물의 흡수를 늦춰 에너지를 꾸준히 유지하고, 포만감을 오래 느끼게 해준다"며 “제2형 당뇨병 등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대장까지 도달한 저항성 전분은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되어 부티르산 같은 단쇄지방산을 생성한다. 이는 장 점막을 보호하고 염증을 줄이는 역할을 하며, 포만감 신호와 관련된 호르몬(GLP-1) 분비를 자극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냉장고 대신 ‘냉동실’ 선택해야 하는 이유
저장 온도는 저항성 전분 생성량과 맛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호주 RMIT대 연구팀에 따르면 냉장 보관 시 저항성 전분 자체는 냉동보다 더 많이 생성될 수 있지만, 그만큼 빵이 더 빨리 굳고 빵의 수분이 빠르게 손실돼 식감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반면 냉동 보관은 전분 구조를 변화시키면서도 신선도를 유지하는 데 비교적 유리하다. 식품 과학자 브라이언 차우 박사는 “냉동 과정에서 형성된 얼음 결정이 세포 구조를 변화시키며 전분 재배열을 촉진하고, 더 강한 저항성을 만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맛과 건강 효능을 동시에 얻기 위해서는 빵을 산 즉시 냉동 보관한 뒤, 필요할 때마다 꺼내 토스트해 먹는 것이 가장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