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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사촌 간 결혼에 ‘잠재적 이점이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교육 자료를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사촌 간 결혼에 ‘잠재적 이점이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교육 자료를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18일(현지 시각) 영국 더선 등에 따르면 NHS ‘출산·모성 의료 서비스 개선 사업’에서 제작한 조산사 교육 자료에는 “사촌 간 결혼으로 인한 선천성 질환 위험에 대한 우려가 과장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자료는 “사촌 부부의 85~90%는 선천성 질환의 영향을 받은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사촌 간 결혼을 막는 것은 소외감을 유발하고 효과가 없으며, 수치심과 비난을 느끼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특히 “가족 간 결혼은 개인, 가족, 더 넓은 친족 관계 차원에서 재정적·사회적 안정을 제공할 수 있다”며 “사촌 간 결혼을 한 파키스탄 여성들은 비혈연 결혼을 한 여성들과 비교했을 때 더 긍정적인 결과를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옥스퍼드대 방문 연구원 출신 법·종교 분야 연구자 패트릭 내시는 “임신 중 진정 효과를 이유로 술이나 흡연을 권하면서 산모와 아이에게 초래될 수 있는 끔찍한 결과를 외면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어떤 정당화도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NHS는 문제의 교육 자료와 선을 긋는 모양새다. NHS는 “유전적 위험성을 인정하며, 부적절한 표현을 삭제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재발 방지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사촌 간 결혼은 유전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 영국 ‘Born in Bradford’ 연구에 따르면 첫 사촌 간 결혼에서 선천성 기형 발생 위험이 일반 인구(3%)보다 두 배로 높은 6%로 나타났으며, 전체 유전 질환의 약 30%를 설명하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영국 브래드포드대 연구진의 2024년 연구에 따르면 첫 사촌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언어·말하기·학습 장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선천적 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아동 가운데 최대 20%가 혈연 결혼이 활발한 파키스탄계였으며, 이는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4%)과 비교해 크게 높은 수치라고 더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