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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프엠의원 안현지 대표원장/사진=강남에프엠의원 제공
청소년 비만을 ‘성장 과정의 일부’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청소년기 비만 역시 엄연히 치료해야 할 질환이다. 방치할 경우 체중 문제를 넘어 성장과 발달, 수면, 학습 집중력, 정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강남에프엠의원 안현지 대표원장은 “비만을 개선하지 못한 청소년의 80~90%가 성인 비만으로 진행된다”며 “체중 감량을 위해 생활습관 개선과 운동, 식이요법을 병행하면서, 필요할 경우 비만 치료제를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비만, 성인기까지 이어져… 관리 중요
비만은 만성적인 염증 상태를 의미한다. 청소년기에 비만을 개선하지 않으면 비교적 어릴 때부터 고혈압·지방간·인슐린 저항성 등 비만 관련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비만이 성인기로도 이어지면서, 조기 사망과 관상동맥 질환 발생 위험 또한 증가한다. 비만으로 인해 생기는 수면 무호흡증이나 원인 불명의 두통은 학업을 방해하기도 한다.

의료계는 '스탑 워칭(Stop watching)', 즉 더 이상 자녀를 지켜보기만 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안현지 원장은 "청소년기는 성장과 발달이 동시에 진행되는 시기로, 개입 없이 지켜보기만 하면 최고 체중이 매년 올라간다"며 "아이의 체중 방향성을 함께 잡아주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음료부터 바꿔야… 집에 음식 쌓아두면 안 돼”
청소년 역시 비만 치료를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이 우선이다. 막연히 '식사량 줄이기'나 '운동량 늘리기' 등으로 끝나지 않는다. 진료 현장에서는 작은 변화를 만드는 것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살을 뺄 때 '오늘은 먹는 날이니까 괜찮다'는 식의 극단적인 합리화를 지양하고, 가당 음료를 많이 섭취하지 않는 식이다. 양념이 많은 음식이나 양념 사용량이 많아질 수 있는 비벼 먹는 습관을 멀리하며, 에너지 드링크나 커피 또한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식욕 조절 호르몬을 흔들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안현지 원장은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바꾸기보다 음료부터 바꾸는 것을 가장 중요한 첫 단계로 잡는다"며 "제로 음료나 스포츠음료를 물 대신 많이 마시는 것은 인슐린 저항성이나 염증을 유발할 수 있고, 보상심리로 인해 다른 음식을 더 많이 먹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 비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환경’이다. 가정에서는 음식을 쌓아두지 않는 환경을 조성·유지할 필요가 있다. 자녀에게만 식습관 개선을 강요하지 말고 부모가 동참하는 것도 좋다.

사회·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 편의점·패스트푸드점·카페 등에서 판매하는 초가공식품이나 가당 음료 섭취량이 많아지면서 청소년 비만 환자가 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령 남미 국가에서는 설탕세를 도입하는 나라가 늘어나고 있으며, 영국은 청소년에게 에너지드링크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사례를 참고해 청소년의 초가공식품·가당 음료 접근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안현지 원장은 "여러 산업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쉽지 않은 문제지만, 최소한 학교나 학원가 근처에는 가당·제조 음료를 쉽게 섭취할 수 있는 환경이 줄어들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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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사진=노보 노디스크 제공
◇"청소년 위고비 사용, 체중·합병증·정서 변화 모두 긍정적"
가정에서 운동·식이요법만으로 살을 빼기 어렵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작년 10월에는 주 1회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승인되면서 청소년도 비만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가 생겼다. 12세 이상 청소년 중 체중이 60kg 이상이면서 초기 BMI(체질량지수)가 성인의 30kg/m2 이상에 해당하면 위고비를 사용할 수 있다.

위고비는 포만감을 높이고 당에 대한 갈망을 떨어뜨려 체중 감소를 유도한다. 임상 3상 시험 'STEP TEENS'에서 위고비 2.4mg을 투여한 청소년은 평균 BMI가 16.1% 감소했다. 비만 관련 합병증을 개선했다는 보고도 있다. 의료진에 따르면, 약물 치료 후 체중이 감소하면 대사 지표가 좋아지고, 수면의 질도 함께 개선된다. 청소년 환자 중 통풍이나 인슐린 저항성을 동반한 환자들이 위고비로 체중을 조절한 후 합병증이 유의미하게 개선된 사례도 있다.

비만을 치료한 후 정서적으로 개선된 모습을 보이는 청소년들 역시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현지 원장은 "진료 현장에서 가장 크게 느끼는 변화는 아이들의 컨디션과 분위기"라며 "표정이 밝아지고, 수면의 질과 공부 집중력이 좋아졌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고비 치료 시작 후 음식에 대한 집착이나 반복적인 생각이 조절되면서, 일상생활이 편해지고 음식으로부터 자유로워진 것 같다고 표현하는 아이들도 있다"고 했다.


◇“약은 보조 도구, 생활습관 개선이 우선”
보호자 입장에서는 위고비가 키 성장이나 이차성징에 영향을 주진 않을까 우려할 수 있다. 다만,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위고비는 성장 지표나 이차성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오히려 비만이 더 성장을 방해하며,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 극단적으로 굶는 것 역시 정상적인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럼에도 장기간 사용이 부담된다면 일시적으로 투약을 중단했다가 다시 사용하는 방식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단, 투약을 중단하더라도 생활습관 개선을 위한 노력은 이어가야 한다.

의료진이 권장하는 방법은 일차적으로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운동, 식이요법을 병행하면서, 위고비를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안현지 원장은 "위고비는 일종의 보조 도구로 생각해야 한다"며 "약물 치료로 체중이 줄면서 근육량이 소폭 감소해도, 근력 운동과 생활습관 관리를 병행하면 활동성과 체력이 향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