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초기 항경련제에 노출되면 아이의 선천성 기형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항경련제는 뇌전증 환자의 발작을 억제하거나 예방하기 위해 처방되는 약물이다.
대한뇌전증학회 역학위원회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21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모자(母子) 연계 빅데이터를 활용해 임신과 출산 사례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은 20~45세 산모가 출산한 총 249만4958건의 임신 사례로, 연구팀은 이 가운데 임신 초기인 마지막 월경일 이후 90일 이내에 항경련제를 처방받은 경우를 ‘노출군’으로 분류했다.
연구팀은 항경련제에 노출된 임신과 그렇지 않은 임신을 나눠, 출생 후 1년 이내 아이에게 선천성 기형 진단이 내려졌는지를 비교했다. 산모의 연령, 기저질환, 사회경제적 요인, 함께 복용한 약물 등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는 통계적으로 보정했다.
분석 결과, 임신 초기 항경련제에 노출된 경우 선천성 기형 진단 비율은 10.8%로, 항경련제에 노출되지 않은 임신의 기형 발생률 7.0%보다 높았다. 이를 종합하면 임신 초기 항경련제 노출은 선천성 기형 발생 위험을 약 26% 높이는 것으로 추산됐다.
약물별로 보면 발프로산이 가장 높은 위험을 보였다. 발프로산을 단독으로 복용한 경우 선천성 기형 발생 위험은 46% 높았고, 하루 500mg 이상 복용할 경우 위험이 더 커지는 용량-반응 관계도 확인됐다. 발프로산이 임신 초기 신경관 형성에 중요한 엽산의 흡수·이용을 방해해 기능적 엽산 결핍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 배아 발달 과정에서 유전자 발현 조절을 교란하는 후성유전학적 영향과 세포 분화 억제 작용 역시 선천성 기형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발프로산을 포함한 여러 항경련제를 함께 사용하는 병용 요법에서는 선천성 기형 발생률이 더 높았지만, 발프로산을 제외한 병용 요법에서는 전체 선천성 기형 위험 증가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다만 카르바마제핀, 레베티라세탐, 옥스카르바제핀, 토피라메이트 등 일부 항경련제는 특정 유형의 선천성 기형과의 연관성이 관찰됐다.
대한뇌전증학회 이서영 역학위원장(명지병원 신경과)은 “발프로산의 위험성이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지만, 아직도 가임기 여성에게 발프로산이 상당히 많이 처방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항경련제를 복용 중이라면 임신 전부터 전문의와 상의해 약물 지속과 중단에 대한 각각의 득실을 따져 안전한 항경련제를 선택하고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현명한 대응책”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신경학회지 ‘Neurology’에 지난 13일 게재됐다.
대한뇌전증학회 역학위원회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21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모자(母子) 연계 빅데이터를 활용해 임신과 출산 사례를 분석했다. 연구 대상은 20~45세 산모가 출산한 총 249만4958건의 임신 사례로, 연구팀은 이 가운데 임신 초기인 마지막 월경일 이후 90일 이내에 항경련제를 처방받은 경우를 ‘노출군’으로 분류했다.
연구팀은 항경련제에 노출된 임신과 그렇지 않은 임신을 나눠, 출생 후 1년 이내 아이에게 선천성 기형 진단이 내려졌는지를 비교했다. 산모의 연령, 기저질환, 사회경제적 요인, 함께 복용한 약물 등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는 통계적으로 보정했다.
분석 결과, 임신 초기 항경련제에 노출된 경우 선천성 기형 진단 비율은 10.8%로, 항경련제에 노출되지 않은 임신의 기형 발생률 7.0%보다 높았다. 이를 종합하면 임신 초기 항경련제 노출은 선천성 기형 발생 위험을 약 26% 높이는 것으로 추산됐다.
약물별로 보면 발프로산이 가장 높은 위험을 보였다. 발프로산을 단독으로 복용한 경우 선천성 기형 발생 위험은 46% 높았고, 하루 500mg 이상 복용할 경우 위험이 더 커지는 용량-반응 관계도 확인됐다. 발프로산이 임신 초기 신경관 형성에 중요한 엽산의 흡수·이용을 방해해 기능적 엽산 결핍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 배아 발달 과정에서 유전자 발현 조절을 교란하는 후성유전학적 영향과 세포 분화 억제 작용 역시 선천성 기형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발프로산을 포함한 여러 항경련제를 함께 사용하는 병용 요법에서는 선천성 기형 발생률이 더 높았지만, 발프로산을 제외한 병용 요법에서는 전체 선천성 기형 위험 증가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다만 카르바마제핀, 레베티라세탐, 옥스카르바제핀, 토피라메이트 등 일부 항경련제는 특정 유형의 선천성 기형과의 연관성이 관찰됐다.
대한뇌전증학회 이서영 역학위원장(명지병원 신경과)은 “발프로산의 위험성이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지만, 아직도 가임기 여성에게 발프로산이 상당히 많이 처방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항경련제를 복용 중이라면 임신 전부터 전문의와 상의해 약물 지속과 중단에 대한 각각의 득실을 따져 안전한 항경련제를 선택하고 용량을 조절하는 것이 현명한 대응책”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신경학회지 ‘Neurology’에 지난 13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