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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인 줄 알고 잠자리에 들었던 아버지와 아들이 희귀 유전 질환으로 잇따라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연이 전해졌다./사진=미러
감기인 줄 알고 잠자리에 들었던 아버지와 아들이 희귀 유전 질환으로 잇따라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9일(현지시각) 외신 매체 미러에 따르면, 영국 켄트주에 거주하는 앰버 셀비(51)는 남편 제이슨(47)과 장남 다니엘(24)을 '알라질 증후군'으로 잃었다고 밝혔다. 제이슨은 2017년 사망 당시 가벼운 감기 증상을 보이다 잠자리에 들었으나, 다음 날 아침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다 급사했다. 6년 뒤인 2023년, 아들 다니엘 역시 기침과 감기 기운이 있는 상태로 수면을 취하던 중 숨진 채 발견됐다.

사후 부검 결과, 사인은 모두 알라질 증후군에 의한 심장 이상으로 밝혀졌다. 제이슨은 생전 해당 질환이 간에만 경미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실제로는 심실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상태였고 심부전이 진행 중이었다. 아들 다니엘은 이첨판으로 알려진 심장 판막 이상으로 알고 있었으나, 부검을 통해 판막이 하나뿐인 판막 기형이었음이 드러났다.

앰버는 현재 남편과 아들을 잃은 슬픔을 딛고 알라질 증후군 협회와 협력하며 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그는 알라질 증후군은 증상이 다양해 다른 원인으로 오인되기 쉽다며 정밀한 유전자 검사와 가족력 확인의 중요성을 당부했다. 앰버는 “남편은 큰아들이 태어나 심장 문제를 겪기 전까지 본인이 이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고 말했다. 아들인 다니엘 또한 사망하기 전까지 활동적이고 건강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알라질 증후군은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간·심장·골격·눈 등 여러 장기에 이상이 나타나는 희귀 유전 질환이다. 주된 원인은 20번 염색체에 위치한 JAG1 유전자의 돌연변이이며, 드물게 NOTCH2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국내 환자 수는 200명 이하로 알려져 있다.

가장 큰 특징은 간 내 담도가 부족해 담즙 정체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생후 초기부터 황달과 가려움증이 나타나며, 증상이 진행되면 간경화나 간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장 이상도 흔하게 동반되는데, 말초 폐동맥 협착이 대표적이며 심실 발달 이상이나 판막 기형이 나타나기도 한다. 외형적으로는 이마가 넓고 턱이 뾰족하며 눈 사이가 먼 얼굴 형태가 흔하다. 안구에 고리 형상이 나타나는 후태생환이 관찰되기도 한다. 다만 증상의 정도와 양상이 다양하고 비특이적인 경우가 많아 진단이 쉽지 않다.

근본적인 완치법은 없으며, 각 장기에서 나타나는 증상 조절과 합병증 예방이 치료의 핵심이다. 담즙 배출을 돕는 약물과 가려움증 완화 치료를 병행하고, 담즙 정체로 인한 흡수 장애를 보완하기 위해 비타민 A·D·E·K를 보충한다. 약물 치료로 조절되지 않는 심각한 간부전이나 간경변이 진행되면 간 이식을 고려한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조기 진단과 지속적인 추적 관리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