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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애브비 등 글로벌 제약사들이 장기 지속형 비만 치료제 개발을 통해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사진=각사 제공
제약사들이 '월 1회 투여' 방식의 장기 지속형 비만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화이자 앨버트 불라 CEO(최고경영자)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1일차 행사에서 "초장기 지속형 비만 치료제를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비만 치료제 관련 임상 3상을 총 10건 개시할 계획이며, 이 중 1건은 작년 말 착수했다. 첫 제품 출시 목표 시점은 오는 2028년이다.

불라 CEO는 비만 치료제 시장이 오는 2030년까지 약 1500억달러(한화 약 220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비만 치료제 시장은 비아그라와 거의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전혀 보험 급여가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기꺼이 돈을 내고 구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브비 또한 14일(현지시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장기지속형 주사제 'GUB014295'를 중심으로 하는 개발 계획을 공유했다. GUB014295는 작년 3월 덴마크 제약사 구브라로부터 인수한 월 1회 주사제 후보물질이다.

화이자와 애브비가 동시에 강조한 키워드는 '장기 지속형'이다. 현재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모두 주 1회 투여하는 피하 주사제로, 투여 간격을 월 1회로 늘려 투약 편의성을 높임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제약사들이 눈독 들이고 있는 약물은 '아밀린 유사체'다. 아밀린 유사체는 포만감을 주는 췌장 호르몬인 아밀린을 모방한 약으로, 투여 시 포만감 호르몬인 '렙틴'에 대한 반응을 높여 포만감을 더 빨리 느끼게 해 체중을 줄인다. 약효가 GLP-1 제제 대비 오래 유지되며, 초기 단계 연구에서 위고비·마운자로 대비 근육 보존량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화이자가 언급한 장기 지속형 약물은 월 1회 주사하는 아밀린 유사체 'MET-233i'다. 화이자는 지난해 11월 미국 제약사 멧세라를 인수하면서 MET-233i의 개발 권리를 손에 넣었다. 화이자에 따르면, 임상에서 아밀린 제제의 단독요법을 평가한 결과 치료 36일차에 위약 대비 8.4% 높은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애브비의 GUB014295 역시 아밀린 유사체다. 주 1회 비만 치료제를 견디지 못해 투약을 중단하는 환자들을 고려해 내약성과 효과의 장기 지속성에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애브비 루팔 타카르 CEO는 "약물이 가진 기전의 내약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이에 대한 개발을 더 확장해 나가는 데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로슈와 아스트라제네카 등 제약사들도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비만 치료제 시장 진입 전략을 공유했다. 로슈는 덴마크 제약사 질랜드 파마와 공동 개발 중인 아밀린 유사체 '페트렐린타이드'의 임상 2상 시험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으며, 아스트라제네카는 아밀린 유사체와 함께 경구제, GLP-1·글루카곤 수용체 이중작용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