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임신 중 산모의 혈압이 높을수록 조산과 각종 임신·출산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임신 중 산모의 혈압이 높을수록 조산과 각종 임신·출산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임신 중 고혈압이나 임신중독증을 겪은 여성과 신생아가 출산 전후 건강 문제에 더 취약하다는 연구는 여러 차례 보고됐다. 그러나 대부분 관찰연구에 그쳐, 혈압이 높아서 문제가 생긴 것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 때문인지를 정확히 구분하기는 어려웠다. 예를 들어 체중이나 생활환경 같은 요인이 함께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있었다.

영국 브리스톨대 연구진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유전 정보를 이용한 분석을 사용했다. 사람마다 타고난 유전적 차이를 활용해, 혈압이 임신 결과에 실제로 영향을 주는지를 살펴본 것이다. 이 방법은 기존 연구보다 결과를 더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브리스톨대 연구진은 노르웨이 공중보건연구소와 함께 70만 명 이상의 임신부 데이터를 분석해, 산모의 혈압과 조산, 저체중아 출산 등 24가지 임신·출산 관련 문제 사이의 연관성을 자세히 살폈다.

그 결과, 수축기 혈압이 10mmHg 높아질 때마다 조산 위험은 12%, 분만 유도 위험은 11%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저체중아 출산, 임신성 당뇨, 신생아 중환자실(NICU) 입원 위험도 함께 커졌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브리스톨대 캐롤리나 보르헤스 부교수는 "이번 연구는 산모의 혈압 자체가 임신과 출산 결과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임신부의 혈압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과학적으로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임신부 건강 관리 지침과 모자보건 정책에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비만이나 고령 출산이 늘면서 임신 중 고혈압을 겪는 여성도 함께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공중보건연구소의 마리아 마그누스 선임연구원은 "임신부 약 10명 중 1명은 고혈압을 겪고 있을 정도로 흔한 문제"라며 "임신 전과 임신 중 혈압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MC 의학(BMC Medicine)'에 지난 14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