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속의 화려하고 복잡한 심폐소생술(CPR) 장면이 일반인들에게 '심폐소생술은 어렵다'는 오해를 심어 실제 응급 상황에서의 구조 시도를 주저하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피츠버그대 연구팀은 인터넷 영화 데이터베이스(IMDb)를 활용해 미국심장협회(AHA)가 일반인에게 ‘가슴 압박만 하는 CPR(Hands-only CPR)'을 권고한 2008년 이후 방영된 TV 드라마를 분석했다. 일반인이 병원 밖에서 CPR을 시행한 장면이 등장한 54개 에피소드 중 최신 지침에 맞게 가슴 압박만 시행한 사례는 16개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장면에서는 여전히 맥박을 확인하거나 인공호흡을 병행하는 등 구식이고 복잡한 방식이 반복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비현실적인 묘사가 오히려 생명 구조 활동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응급 현장에서도 이러한 드라마의 영향은 감지되고 있다. 서울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과장은 “실제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를 분명히 체감했다”며 “가장 흔하게는 드라마 영향으로 맥박을 확인하느라 시간을 지체하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이 경동맥 맥박을 쉽게 확인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지만, 실제로는 숙련되지 않으면 정확한 맥박 확인이 어렵다. 박 과장은 “의료인이 아니라면 맥박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의식이 없고 호흡이 비정상적이라면 바로 가슴 압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공호흡에 대한 오해도 여전하다. 박억숭 과장은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러브라인’을 만들기 위해 CPR의 핵심이 '입 맞추기(인공호흡)'로 묘사됐고, 잘못된 인식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AHA, KRC 등)은 일반인에게 가슴 압박만 하는 CPR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심정지 직후 환자의 혈액 속에는 4~6분 버틸 수 있는 산소가 남아 있어 문제는 산소 부족이 아니라 심장이 멈춰 뇌로 혈액이 전달되지 않는 데 있다. 가슴 압박을 지속하면 뇌로 가는 혈류가 유지되지만, 응급처치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이 인공호흡을 하느라 압박을 중단하면 오히려 뇌 손상이 빨라질 수 있다.
CPR을 살살해야 한다는 인식 역시 드라마가 만든 오해다. 배우의 안전을 위해 가슴을 가볍게 누르는 장면이 반복되면서 실제로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박 과장은 “현장에서 시행되는 목격자 CPR 중 상당수가 깊이가 너무 얕다”며 “성인의 경우 갈비뼈가 부러질 수 있을 정도로 강하게 눌러야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정말 가슴 압박만 해도 괜찮은지’ 규정에 대한 의문도 많다. 연구 결과, 가슴만 누르라고 배운 사람들이 오히려 전통적 CPR을 교육받은 사람보다 실제 상황에서 더 적극적으로 구조에 참여한다. 절차를 단순화해 구조 시작 시간을 줄이는 것이 가슴 압박 소생술의 핵심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대규모 임상 연구에서도 심장 원인의 급성 심정지에서는 가슴 압박만 시행한 경우와 인공호흡을 병행한 경우 사이에 생존율과 신경학적 예후 차이가 없었다. 다만 익수, 소아, 기도 폐쇄처럼 산소 고갈이 원인이라면 인공호흡이 예외적으로 중요할 수 있다.
한편, 연구팀은 드라마 속 CPR 시행 방법뿐 아니라 발생 상황에 대한 인구 통계학적 오류도 짚어냈다. 실제 심정지 환자의 평균 연령은 약 62세이며, 발생 장소의 80%는 가정이지만 드라마에서는 40세 미만의 젊은 인물이 야외에서 쓰러지는 장면이 과도하게 많았다. 이러한 묘사가 심리적 부담을 키워, 실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가슴 압박조차 시작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의사를 만나는 시간보다 TV를 보는 시간이 훨씬 많은 만큼, 제작자들이 최신 의학 지침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만약 눈앞에서 누군가 쓰러졌다면 일반인이 기억해야 할 CPR의 핵심은 단순하다. 박 과장은 ‘의식 확인’, ‘도움 요청’, ‘가슴 압박’의 세 단계를 강조했다. 먼저 어깨를 두드리면서 ‘여보세요! 괜찮으세요?’라고 의식을 확인하고, 반응이 없다면 드라마처럼 맥박을 찾으려 애쓰지 말고, 바로 119 신고와 자동심장충격기(AED)를 부탁하는 요청을 한다. 주변 사람 한 명을 정확히 지목해 ‘119에 신고해 달라’고 하고, 또 다른 한 사람을 지목해 ‘자동심장충격기(AED)를 가져다 달라”고 크게 외쳐야 한다. 이후 가슴 중앙(복장뼈 아래쪽 절반 부위)에 양손을 깍지를 낀 상태에서 팔꿈치를 펴고 체중을 실어 약 5cm 깊이, 분당 100~120회 속도로 강하게 눌러 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가슴 압박을 지속하면 된다.
한편, 이번 연구는 최근 국제 학술지 ‘순환(Circulation)’에 게재됐다.
미국 피츠버그대 연구팀은 인터넷 영화 데이터베이스(IMDb)를 활용해 미국심장협회(AHA)가 일반인에게 ‘가슴 압박만 하는 CPR(Hands-only CPR)'을 권고한 2008년 이후 방영된 TV 드라마를 분석했다. 일반인이 병원 밖에서 CPR을 시행한 장면이 등장한 54개 에피소드 중 최신 지침에 맞게 가슴 압박만 시행한 사례는 16개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장면에서는 여전히 맥박을 확인하거나 인공호흡을 병행하는 등 구식이고 복잡한 방식이 반복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비현실적인 묘사가 오히려 생명 구조 활동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응급 현장에서도 이러한 드라마의 영향은 감지되고 있다. 서울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과장은 “실제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를 분명히 체감했다”며 “가장 흔하게는 드라마 영향으로 맥박을 확인하느라 시간을 지체하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이 경동맥 맥박을 쉽게 확인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지만, 실제로는 숙련되지 않으면 정확한 맥박 확인이 어렵다. 박 과장은 “의료인이 아니라면 맥박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의식이 없고 호흡이 비정상적이라면 바로 가슴 압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공호흡에 대한 오해도 여전하다. 박억숭 과장은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러브라인’을 만들기 위해 CPR의 핵심이 '입 맞추기(인공호흡)'로 묘사됐고, 잘못된 인식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AHA, KRC 등)은 일반인에게 가슴 압박만 하는 CPR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심정지 직후 환자의 혈액 속에는 4~6분 버틸 수 있는 산소가 남아 있어 문제는 산소 부족이 아니라 심장이 멈춰 뇌로 혈액이 전달되지 않는 데 있다. 가슴 압박을 지속하면 뇌로 가는 혈류가 유지되지만, 응급처치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이 인공호흡을 하느라 압박을 중단하면 오히려 뇌 손상이 빨라질 수 있다.
CPR을 살살해야 한다는 인식 역시 드라마가 만든 오해다. 배우의 안전을 위해 가슴을 가볍게 누르는 장면이 반복되면서 실제로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박 과장은 “현장에서 시행되는 목격자 CPR 중 상당수가 깊이가 너무 얕다”며 “성인의 경우 갈비뼈가 부러질 수 있을 정도로 강하게 눌러야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정말 가슴 압박만 해도 괜찮은지’ 규정에 대한 의문도 많다. 연구 결과, 가슴만 누르라고 배운 사람들이 오히려 전통적 CPR을 교육받은 사람보다 실제 상황에서 더 적극적으로 구조에 참여한다. 절차를 단순화해 구조 시작 시간을 줄이는 것이 가슴 압박 소생술의 핵심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대규모 임상 연구에서도 심장 원인의 급성 심정지에서는 가슴 압박만 시행한 경우와 인공호흡을 병행한 경우 사이에 생존율과 신경학적 예후 차이가 없었다. 다만 익수, 소아, 기도 폐쇄처럼 산소 고갈이 원인이라면 인공호흡이 예외적으로 중요할 수 있다.
한편, 연구팀은 드라마 속 CPR 시행 방법뿐 아니라 발생 상황에 대한 인구 통계학적 오류도 짚어냈다. 실제 심정지 환자의 평균 연령은 약 62세이며, 발생 장소의 80%는 가정이지만 드라마에서는 40세 미만의 젊은 인물이 야외에서 쓰러지는 장면이 과도하게 많았다. 이러한 묘사가 심리적 부담을 키워, 실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가슴 압박조차 시작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의사를 만나는 시간보다 TV를 보는 시간이 훨씬 많은 만큼, 제작자들이 최신 의학 지침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만약 눈앞에서 누군가 쓰러졌다면 일반인이 기억해야 할 CPR의 핵심은 단순하다. 박 과장은 ‘의식 확인’, ‘도움 요청’, ‘가슴 압박’의 세 단계를 강조했다. 먼저 어깨를 두드리면서 ‘여보세요! 괜찮으세요?’라고 의식을 확인하고, 반응이 없다면 드라마처럼 맥박을 찾으려 애쓰지 말고, 바로 119 신고와 자동심장충격기(AED)를 부탁하는 요청을 한다. 주변 사람 한 명을 정확히 지목해 ‘119에 신고해 달라’고 하고, 또 다른 한 사람을 지목해 ‘자동심장충격기(AED)를 가져다 달라”고 크게 외쳐야 한다. 이후 가슴 중앙(복장뼈 아래쪽 절반 부위)에 양손을 깍지를 낀 상태에서 팔꿈치를 펴고 체중을 실어 약 5cm 깊이, 분당 100~120회 속도로 강하게 눌러 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가슴 압박을 지속하면 된다.
한편, 이번 연구는 최근 국제 학술지 ‘순환(Circulation)’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