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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8세 사이에 임신·출산을 경험한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생물학적 노화 속도가 느리고, 평균적으로 더 오래 사는 경향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24~38세 사이에 임신·출산을 경험한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생물학적 노화 속도가 느리고, 평균적으로 더 오래 사는 경향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핀란드 헬싱키대와 미네르바의학연구소 공동 연구진은 1970년대 설문조사에 참여한 핀란드 여성 쌍둥이 약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출산 이력과 건강 상태를 수십 년간 추적해 분석했다. 연구진은 출산 시기와 자녀 수에 따른 생존율과 노화 속도의 차이를 비교했다. 일부 참가자에 대해서는 DNA 변화를 기반으로 실제 나이와 신체의 노화 정도를 비교하는 '후성유전학적 시계'를 활용해 세포·조직 수준의 생물학적 노화 속도를 평가했다.

분석 결과, 출산 경험이 없거나 자녀 수가 지나치게 많은 여성 모두에서 생물학적 노화 속도가 빠르고 사망 위험이 큰 경향이 나타났다. 반면, 출산을 경험한 여성 가운데서도 자녀 수가 2~3명인 경우 노화 속도가 가장 느리고 생존율도 가장 높았다.

자녀 수별 사망 위험을 구체적으로 비교하면, 출산 경험이 없거나 1~2명의 자녀를 둔 여성은 3명의 자녀를 둔 여성보다 사망 위험이 최대 40% 이상 높았다. 평균 6~7명의 자녀를 둔 여성 역시 사망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자녀 수가 4명을 넘어서면 기대수명이 짧아지고 생물학적 노화 속도도 빨라지는 경향이 관찰됐다.


출산 시기 역시 이러한 경향에 영향을 미쳤다. 24~38세 사이에 출산한 여성들은 첫 출산이 지나치게 이르거나 늦은 경우보다 노화 지표가 안정적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임신·출산·양육 과정에서 요구되는 에너지 소모, 회복 능력과 사회·경제적 환경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출산은 신체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과정이기 때문에, 시기와 횟수에 따라 장기적인 건강 상태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결과를 개인에게 특정 출산 시기나 자녀 수를 권장하는 근거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생활 습관, 의료 접근성, 사회적 지원 등 다양한 요인이 노화와 수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출산 이력과 노화, 수명의 관계를 인구 집단 차원에서 분석한 것"이라며 "출산 선택이 개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복합적인 만큼, 사회적 환경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8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