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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가 초가공식품과 당류는 줄이고, 단백질 섭취량은 권장하는 내용의 새로운 국가 식단 지침을 공개했다./사진=폭스뉴스
트럼프 행정부가 초가공식품과 당류 섭취는 제한하고, 단백질 섭취는 대폭 늘리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국가 식단 지침을 공개했다.

7일(현지시각)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과 브룩 롤린스 농무부 장관은 ‘2025~2030 미국인을 위한 식단 지침’을 발표했다. 이 지침은 미국 정부가 5년마다 개정하는 연방 정부 공식 문서로, 공공 급식과 각종 식품 지원 프로그램의 기준이 된다.


이번 지침은 케네디 장관이 그간 주도해 온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HA, Make America Healthy Again)’ 정책 기조와도 부합한다. 케네디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진짜 음식을 먹으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새 지침이 식문화를 바꾸고 미국인 건강을 회복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롤린스 장관도 “미국 의료비의 약 90%가 만성질환 치료에 쓰이고 있다”며 “이번 지침은 건강의 중심을 다시 음식으로 되돌리는 재설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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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미국인을 위한 식단 지침/사진=미 농무부
새 식단 지침은 기존과 달리 역피라미드 형태로 제시됐다. 붉은 고기와 치즈, 채소 등이 상단에 배치됐고, 통곡물 등 탄수화물은 최하단으로 내려갔다. 단백질과 전지방 유제품, 섬유질이 풍부한 통곡물, 과일과 채소 섭취를 권장하는 대신 설탕과 쿠키, 사탕 등 초가공식품은 피하도록 했다. 곡물, 채소, 단백질, 과일을 비슷한 비율로 담고 유제품을 소량만 섭취하도록 했던 기존 지침 ‘마이플레이트(MyPlate)’와는 확연히 다른 구성이다.

특히 단백질 섭취 권장량이 크게 늘었다. 매 끼니 단백질 섭취를 강조하며 체중 1㎏당 하루 1.2~1.6g 섭취를 권장했다. 기존 권장량 0.8g의 최대 두 배 수준이다. 단백질 섭취 시 소금이나 향신료, 허브를 기호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첨가당과 인공감미료에 대한 기준은 더욱 엄격해졌다. 한 끼 식사당 첨가당은 10g 이하로 제한하도록 권고했는데,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량 하루 50g의 5분의 1 수준이다. 알룰로스,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등 ‘제로 슈가’ 인공감미료에 대해서도 단맛 의존과 초가공식품 섭취를 늘릴 수 있다며 ‘건강한 식단의 일부로 권장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다만 과일이나 흰 우유 등에 포함된 자연 발생 당분은 적절한 섭취가 가능하다고 했다.


지방과 알코올에 대한 지침도 바뀌었다. ‘저지방’을 강조했던 이전 지침과 달리 전지방 유제품 섭취를 허용했고, 조리 시에도 올리브유를 우선으로 사용하되, 버터나 소기름(우지)을 대안으로 쓸 수 있다며 천연 포화지방에 대한 지침을 일부 완화했다. 알코올 관련 지침도 ‘적게 마실수록 건강에 유리하다’며 가급적 제한하거나 피하는 방향으로 더 엄격하게 강화했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미국의사협회는 “심장병, 당뇨병, 비만 및 기타 만성 질환을 유발하는 초가공된 식품, 설탕이 첨가된 음료, 과도한 나트륨 섭취를 제한하라는 지침을 환영한다”며 “이번 지침은 음식이 곧 약이라는 점을 재확인하고, 환자와 의사가 건강을 개선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명확한 방향을 제시한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반면 마리언 네슬레 뉴욕대 영양학 명예교수는 AFP를 통해 “미국인은 이미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고 있다”며 “섭취량을 더 늘리라는 권고는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다만 “초가공식품을 줄이자는 방향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미국심장학회(AHA) 역시 성명에서 신선식품 섭취 권장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소금 사용과 붉은 고기 권장이 나트륨과 포화지방 섭취 과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