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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한쪽의 인지 기능이 떨어질 경우, 부부 관계에서 느끼는 긴장감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배우자 한쪽의 인지 기능이 떨어질 경우, 부부 관계에서 느끼는 긴장감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 캠퍼스와 시카고대 공동 연구팀은 배우자의 인지 기능 저하가 부부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고령층의 사회관계와 건강 상태를 장기간 추적 조사한 국가 사회생활·건강·노화 프로젝트(NSHAP) 자료를 활용했다. 연구 대상은 2차와 3차 조사에 모두 참여한 미국 고령층 620쌍의 부부였다.

연구팀은 배우자의 인지 상태를 정상, 경도인지장애, 치매로 구분한 뒤, 이에 따라 상대 배우자가 인식하는 결혼 생활의 긴장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비교했다. 결혼 생활의 긴장도는 배우자가 요구가 많거나 비판적이라고 느끼는 등 부정적인 관계 경험을 묻는 문항을 점수화해 평가했다. 아울러 가족과 친구로부터 받는 사회적 지지 수준, 사회적 교류나 모임 참여 정도 등도 함께 분석해, 이러한 사회적 요인이 부부 관계에 미치는 영향도 살펴봤다.

분석 결과, 남편이 치매를 겪는 경우 아내는 결혼 생활에서 느끼는 긴장도가 유의미하게 높아졌다. 반대로 아내가 경도인지장애나 치매를 겪을 때는 남편이 인식하는 결혼 생활의 긴장도가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사회적 요인의 영향 역시 성별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였다. 남편의 인지 기능이 저하된 아내의 경우, 친구로부터의 지지가 많을수록 결혼 생활의 긴장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내의 인지 기능이 저하된 남성의 경우에는 사회적 교류나 모임 활동이 많을수록 결혼 생활의 긴장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배우자의 인지 기능 저하는 단순히 개인의 건강 문제가 아니라, 부부 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공동의 스트레스 요인”이라며 “특히 아내는 남편의 치매로 인해 돌봄 부담과 정서적 압박을 동시에 떠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남성의 경우 아내의 인지 기능 저하를 관계의 긴장으로 인식하기보다 역할 변화나 책임 수용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회과학과 의학(Social Science &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