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화학 물질이 장내 세균에 독성을 나타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클립아트코리아
인간의 장에는 약 1000종류의 세균이 살고 있다. 소장과 대장에 균형을 이루어 살고 있는 유익균과 유해균은 영양소를 흡수하고, 면역 체계를 강화해 각종 질환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인체 면역세포의 약 70%가 장에 존재하는 만큼, 장 건강은 신체 전반의 건강 관리와도 직결된다.

그런데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화학 물질이 장내 세균에 독성을 나타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이 실험실 환경에서 1076가지의 화학 오염 물질을 22종의 장내 세균에 테스트한 결과, 168가지 물질이 장내 세균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유해한 물질로는 작물에 사용되는 제초제와 살충제 같은 농약이 꼽혔다. 곤충이나 곰팡이처럼 특정 대상에만 작용하도록 설계된 화합물질이 장내 세균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화학 오염 물질에 노출된 장내 세균은 생존을 위해 기능을 변화시킨다. 인체 내 장내 세균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게 될 경우 감염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다. 신체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쳐 소화 장애, 면역력 저하 등 광범위한 건강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제초제와 살충제 이외에도 물질의 인화성을 낮추는 화학물질인 난연제도 장내 세균에 독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화학물질이 장내 세균과 인체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구체적으로 알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실험실 환경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실제 환경에서의 데이터를 더 많이 수집해 인체에도 비슷한 영향을 주는지 확인해야 한다. 연구진은 “소화기관에 도달하는 정확한 화학물질의 양은 아직 불분명하다”며 “과일과 채소 등은 깨끗이 씻어 먹어야 하고, 정원에서 살충제 사용을 피하는 등 화학 물질 노출을 줄이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Nature Microbiology)’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