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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앤씨안과 양지호 원장
백내장은 흔히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질환으로 인식된다. 실제로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 역시 “나이 때문인 것 같다”는 말로 불편을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야가 흐려지거나 빛이 번지는 증상은 단순한 노화로만 정리하기 어려운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같은 연령대라도 증상이 시작되는 시점과 진행 속도에는 분명한 차이가 나타난다. 이러한 차이는 하나의 이유가 아니라 여러 백내장 원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백내장은 눈 속 수정체가 혼탁해지면서 빛이 제대로 통과하지 못해 발생한다. 이 과정에는 나이 외에도 당뇨병과 같은 전신 질환, 스테로이드 계열 약물 사용, 외상, 자외선 노출, 눈의 과도한 사용 습관 등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백내장은 단일 요인으로 설명되기보다는 생활 환경과 신체 조건이 함께 작용해 나타나는 변화로 이해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초기에는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환자들이 처음 느끼는 백내장 증상은 시야가 뿌옇게 보이거나, 밝은 곳에서 눈부심이 심해지는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글씨가 겹쳐 보이거나 안경 도수를 바꿔도 시야가 개운해지지 않는 느낌을 호소하기도 한다. 특히 야간 운전 시 불빛이 퍼져 보이거나 대비가 떨어졌다면 단순한 시력 저하와는 다른 신호일 수 있다. 이러한 변화들은 일상에서 스스로 느껴볼 수 있는 부분이지만, 증상의 정도와 원인을 구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처럼 일부 증상은 개인적으로 점검해 볼 수 있어 백내장 자가진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한쪽 눈씩 가려 보았을 때 양쪽 시야의 밝기나 선명도가 다른지, 밝은 빛에서 눈부심이 유난히 심해졌는지 등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방식만으로는 수정체 혼탁의 정도나 다른 안질환과의 구분이 어렵다. 시야 변화의 원인을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는 주관적인 느낌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때문에 자가 확인은 참고 단계에 그치며, 객관적인 확인 과정이 필요해진다.

이를 위해 시행되는 것이 백내장 검사다. 검사에서는 수정체 혼탁의 위치와 정도를 확인하는 것뿐 아니라, 시력 저하의 원인이 백내장에 국한된 문제인지, 다른 안질환이 함께 작용하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본다. 단순히 수술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현재 눈 상태를 정확히 정리하는 단계에 가깝다. 시야의 불편이 반복된다면, 검사 과정을 통해 원인을 분명히 하는 것이 이후 판단에 중요한 기준이 된다.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백내장 수술 여부가 논의된다. 수술은 모든 백내장에서 곧바로 선택되는 방법은 아니며, 혼탁의 진행 정도와 일상생활에서의 불편, 개인의 생활 환경 등을 함께 고려해 결정된다. 시력 수치보다 실제로 체감하는 시야의 질이 중요한 판단 요소로 작용한다. 백내장은 급하게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현재 변화를 정확히 파악한 뒤 적절한 시점을 선택하는 접근이 필요한 질환으로 정리된다.

일상에서의 관리 역시 중요하다. 자외선 노출을 줄이기 위한 보호 습관과 함께 흡연을 피하고, 혈당이나 혈압처럼 전신 건강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수정체 변화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눈을 장시간 사용하는 환경에서는 중간중간 휴식을 취해 눈의 피로를 누적시키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러한 생활 관리가 백내장의 발생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변화의 진행을 늦추는 데에는 의미를 가진다.

백내장은 노화와 함께 나타나는 변화이지만, 불편이 시작되는 시점과 그 정도는 개인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시야가 흐려지거나 눈부심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노안으로 넘기기보다, 눈 상태를 한 번 점검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변화의 원인을 조기에 확인하는 것이 이후 시야 관리와 판단에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 칼럼은 비앤씨안과 양지호 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