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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헤라/사진=​재즈파마슈티컬스
이중특이항체 '지헤라(자니다타맙)'와 면역항암제 '테빔브라(티슬렐리주맙)'를 병용하는 치료법이 HER2(인간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2형) 양성 전이성 위암 환자에게 효과적이라는 임상 결과가 나왔다. HER2 양성 전이성 위암은 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촉진하는 단백질인 HER2가 암세포에서 과도하게 발현돼 암의 성장과 전이가 촉진되는 암으로, 평균 생존기간이 16~20개월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암 환자의 약 20%와 위식도접합부암 환자의 약 30%는 암세포 표면에 HER2라는 단백질이 과발현되는 'HER2 양성' 환자다.

과거에는 표적항암제 허셉틴이 표준 치료제로 자리잡았고, 최근에는 허셉틴에 키트루다와 항암화학요법을 병용하는 치료법이 1차 치료제로 승인된 바 있다. 다만, 이 치료법도 특정 면역 조건을 만족하는 환자에게만 적용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지헤라는 기존 표준 치료였던 단일특이항체 '허셉틴(트라스투주맙)'과 달리 HER2 단백질의 두 부위를 동시에 공격하는 이중특이항체다. 테빔브라는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 유사한 효과를 보유한 면역항암제로, 키트루다보다 늦게 개발됐으나 사용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이근욱 교수팀은 한국과 중국의 HER2 양성 전이성 위암 환자 33명을 대상으로 지헤라·테빔브라·항암화학요법을 병용한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암연구회 임상암연구회지(Clinical Cancer Research)’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환자들에게 지헤라 병용요법을 3주마다 반복 투여했으며, 결과를 보기 위해 종양 반응률(종양 크기가 의미 있게 줄어든 비율), 반응 지속기간(종양 감소 효과가 지속되는 시간), 무진행 생존기간(치료시작 후 종양이 다시 악화되기까지 걸리는 시간), 전체 생존기간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전체 환자의 75.8%에서 종양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으며, 일부 환자는 2년 이상 지속적인 치료 반응을 유지했다. 암이 진행되지 않은 기간인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16.7개월,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32.4개월(약 2년 8개월)로 나타났다. 2년 생존율은 60.5%로, 치료법에 장기 생존 혜택이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이 치료법의 효과를 대규모로 검증하기 위한 3상 임상시험 'HERIZON-GEA-01'이 진행 중이다. 임상시험이 성공할 경우 새로운 병용요법은 기존 치료법과 함께 HER2 양성 위암의 표준 1차 치료법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이근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니다타맙이라는 새로운 HER2 이중특이항체와 티슬렐리주맙의 조합이 HER2 양성 전이성 위암의 치료에 의미 있는 효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기존 승인된 트라스투주맙(허셉틴)-펨브롤리주맙(키트루다) 병용요법과 비교해 수치상 더 나은 효과를 나타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