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를 하려면 몸을 보기 좋게 만들거나, 힘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성이 많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가짐이라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심리·뇌과학부 연구팀은 총 4508명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사람들이 데이트 상대의 매력도를 평가하는 기준을 알아보는 실험을 시행했다. 실험은 참여자가 연인 또는 친구와 함께 방문한 식당에서 자신을 공격하려 드는 주취자를 맞닥뜨리는 상황을 묘사한 시나리오를 읽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나리오에서 동행인의 행동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었다. 일부 참여자가 읽은 시나리오에서는 참여자의 동행인이 위험을 알아차리고서 참여자를 보호하기 위해 나섰고, 나머지 참여자가 읽은 시나리오에서는 동행인이 위험을 알아차렸으나 뒷걸음질쳐 참여자가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이 펼쳐졌다. 연구팀은 시나리오의 줄거리만 달리할 뿐 아니라, 참여자의 동행인이 지닌 물리적 힘의 수준도 평균 이상, 평균, 평균 이하로 차등을 뒀다.
연구팀이 각 참여자가 시나리오 속 동행인에게 매력을 느끼는 정도를 분석했더니, 사람들은 자신을 보호하려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대에게 매력을 더 많이 느꼈다. 이런 경향은 동행인의 물리적 힘이 실제로도 강한지와 무관하게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자신이 공격받는 상황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동행인의 매력도는 매우 낮게 평가했다.
자신을 보호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는 사람을 선호하는 성향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남성 역시 위험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발을 빼는 여성에게 매력을 덜 느끼는 편이었지만, 선호도 감소 정도가 여성에서만큼 크지는 않았다.
이후 연구팀은 참여자를 공격하려는 주취자를 동행인이 저지하려다가 실패하는 결말까지 시나리오에 추가한 다음 동행인의 매력도를 평가하게 했다. 이때에도 참여자들은 여전히 자신을 보호하려고 나선 동행인을 더 매력적으로 평가했다.
연구팀은 “여성은 자신의 데이트 상대를 평가할 때, 자신을 위협으로부터 지켜주는데 실제로 성공하지는 못하더라도 지키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는 것을 매력적으로 느낀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Evolution and Human Behavior’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