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손가락 하나와 발가락 하나만 움직일 수 있는 중국의 한 남성이 스마트 농장 제어 시스템을 개발해 창업에 성공한 사연이 감동을 전하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남서부 충칭 출신의 리샤(36)는 다섯 살 때 근이영양증 진단을 받았다. 근이영양증은 근육이 점진적으로 약화‧위축되는 유전성 질환이다. 주로 근육 단백질의 유전자 결함으로 인해 발생하며, 이로 인해 근육세포가 손상되기 쉬워지고 점차적으로 기능을 잃게 된다.
이로 인해 리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 학교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이후 그의 삶을 지탱한 원동력은 공부였다. 그는 물리학과 컴퓨터 과학에 관심을 가졌고, 25세에는 온라인 포럼을 통해 프로그래밍을 독학했다. 리씨는 “컴퓨터를 처음 접한 건 여동생이 집에 가져온 교과서 덕분이었다”며 “책 속의 모든 개념이 너무 흥미로워서 여러 번 반복해서 읽었고, 새 학년이 시작될 때마다 여동생이 어떤 컴퓨터 책을 가져올지 기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병세가 약화되면서 걷지 못하게 됐고, 혼자 생활하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먹고 숨 쉬는 것조차 힘겨워지면서 결국 2020년 혼수상태에 빠져 기관절개 수술을 받았고, 이후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게 됐다. 그러던 중 리씨는 2021년 초 ‘무토양 재배’라는 농법에 대한 정보를 접했고,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현대 농업을 결합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는 손가락 하나와 발가락 하나만으로 가상 키보드를 조작해 농장 전체를 제어하는 스마트 시스템을 개발했다.
부모가 이혼한 2017년 이후 그의 간병은 전적으로 어머니 우디메이(61)의 몫이었다. 우씨는 직접 손길이 필요한 모든 일에 있어 아들의 지시를 따랐다. 그렇게 어머니는 제어 보드를 납땜하고, 네트워크 배선을 설치하며, 회로 연결과 농기구 유지 보수까지 해내는 등 능숙한 기술자가 됐다. 현재 리씨의 농장은 시금치, 오이, 유채, 상추, 셀러리 재배에 성공하며 수익을 내고 있다. 그는 방울토마토 등 새로운 재배 기술을 실험하며 농장의 상품 종류를 더욱 다양화할 계획이다.
한편, 근이영양증은 근육의 퇴행성 변화와 약화를 특징으로 하는 희귀 질환으로, 대표적으로 듀시엔형과 베커형이 있다. 듀시엔형은 주로 3~5세 사이에 걷기 어려움, 잦은 넘어짐 등의 증상으로 처음 발견되며, 베커형은 훨씬 경미하게 진행되며 청소년기나 성인기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현재까지 근본적인 치료법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 물리치료, 보조기 착용, 수술 등을 이용해 보행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이의 발달이 늦고 잘 넘어지고 계단오르기 등 보행이 이상할 때, 특히 형제 가족 중에 비슷한 경력이 있는 경우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