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불량 극복하는 법
모임이 잦은 연말연시에는 과식·과음이 반복돼 소화기 건강이 위협받는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위식도역류질환 환자 수는 12월(71만9467명), 1월(70만8163명) 순으로 많았다. 전문가들은 일상 속 몇몇 생활습관을 실천하면 연말연시 소화기 건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뉴욕 위장관외과 전문의 클레어 브랜든 박사는 “연말연시에는 과식, 과음뿐 아니라 스트레스, 피로 등 정신적인 문제가 겹쳐 위장 문제가 증가한다”며 “이때 수면 건강부터 신경 써야 전반적인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규칙적인 7~8시간 사이 숙면이 장내 미생물군 구성과 기능을 변화시켜 대사, 면역 체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브랜든 박사는 “연말연시에는 평소에 유지하던 수면 패턴이 흐트러지기 쉬워 이를 리셋하고 본래의 생체리듬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잠들기 전 복식 호흡, 근육 이완 스트레칭 등을 실천하면 양질의 수면을 돕는다.
섬유질 섭취량을 늘린 균형 잡힌 식사를 소량씩 두세 번에 나눠 섭취하자. 미국 오리건 위장병학 전문의 데이비드 클라크 박사는 “채소, 과일, 통 곡물, 콩류 등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 위주로 구성된 균형식을 섭취해야 장내 미생물군을 건강하게 유지해 소화를 촉진한다”고 말했다. 영국 영양협회 ‘뉴트리션 바이버’ 영양사 유스라 바이딘은 “최근 잦은 과식이 반복됐다면 위장관에게 휴식이 필요한 때”라며 “소량씩 덜 자주 먹는 식사로 위, 장이 쉬는 시간을 가져야 소화 기능이 활성화된다”고 말했다.
수분 섭취도 중요하다. 수분은 신체 기능을 원활하게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로, 당연히 소화에도 쓰인다. 성인 기준 하루에 물 7~8잔을 마시는 게 좋으며 운동량이 많거나 알코올이나 카페인 섭취로 탈수 가능성이 있다면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 클라크 박사는 “물 섭취량이 충분한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소변 색깔을 확인하라”며 “투명하거나 옅은 노란색을 띠면 물 섭취량이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보다 소변 색이 짙다면 물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물 외에 복부 팽만감을 줄이는데 도움 되는 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 페퍼민트는 장 근육을 이완시키고 경련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으며 생강차는 소화불량을 개선한다.
하루에 10~15분만이라도 걷기 등 운동을 실천하자. 브랜든 박사는 “과식 후 10~15분간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만으로도 몸이 음식을 더 효율적으로 처리해 장으로 이동하는 것을 돕는다”며 “여기에 무릎을 가슴으로 당기는 등 가벼운 스트레칭을 함께하면 효과가 배가된다”고 말했다.
한편, 특정 주스나 식품 섭취, 단식 등으로 ‘디톡스’를 실천하는 것은 금물이다. 브랜든 박사는 “장은 극단적인 제한보다는 지속적으로 건강한 습관에 반응한다”며 “오히려 디톡스 다이어트가 영양 결핍, 피로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장기적으로 건강 습관을 실천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