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대들 사이에서 감기약이나 수면유도제를 의도적으로 과다 복용해 환각을 경험하는 사례가 SNS를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23일 JTBC 보도에 따르면 X(구 트위터)에는 약물 과다 복용(overdose)의 줄임말인 ‘OD’와 관련한 후기·인증 글이 무분별하게 게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바닥 위에 약물을 가득 올려둔 사진이나 복용 경험을 상세히 적은 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을 권장량 이상 한꺼번에 복용한 뒤, 그 경험을 SNS에 공유한다. 특히 10~20대를 중심으로 관련 게시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X에서는 OD 경험을 공유하는 커뮤니티도 등장했다. 해당 커뮤니티는 OD 경험과 방법을 공유하는 게시물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으며, 현재 가입자 수가 2000명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온라인 확산과 맞물려 실제 10대 의약품 중독 환자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의약품 중독 진료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 사이 전체 의약품 중독 환자는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10대 환자 수는 1375명에서 1918명으로 약 40% 가까이 증가했다.
중앙약국 이준 약사는 “감기약 일부 성분은 식약처가 다량 구매를 제한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고용량 복용 시 환각 등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라고 했다.
청소년의 경우 장기와 신경계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약물 남용의 위험성이 더 크다. 이준 약사는 “청소년은 교감신경계가 아직 성숙하지 않아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과다 복용 시 심장 계통에 큰 부담이 갈 수 있다”고 했다. 환각 목적으로 감기약을 오남용할 경우 심장 계통 부담 외에도 의식 저하, 과호흡, 맥박수 증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고용량을 복용하면 혼수 상태에 빠져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또한 청소년기와 같이 뇌 발달이 진행 중인 시기의 약물 남용은 전두엽 발달을 저해해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성인기까지 의존증을 유발할 가능성도 크다.
이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온라인상 불법·유해 정보를 차단하는 한편, 의약품 오남용 예방 교육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의약품은 반드시 의사나 약사가 지시한 용량과 횟수, 복용 기간을 지켜야 하며, 자가 판단으로 복용량을 늘리거나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특히 아동·청소년의 경우 남용 위험이 있는 가정 내 비상약이 있다면 별도로 관리하고, 또래 압력에 대처하는 방법과 상담 창구 이용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