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사진 속 제품은 기사 내용과 무관 /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알레르기성 비염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는 ‘딜라스틴 나잘스프레이’의 주성분 아젤라스틴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코로나뿐 아니라 감기의 주된 원인인 리노바이러스 감염 위험 또한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딜라스틴 나잘스프레이는 부광약품의 항히스타민제(아젤라스틴)·스테로이드제(플루티카손) 복합 비강 분무제다. 경구 항히스타민제와 비강 스테로이드 병용 처방 대비 복약 편의성을 개선한 것이 특징으로, 6세 이상의 소아부터 성인까지 사용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천식 치료 국제 가이드라인 ‘ARIA’에서는 아젤라스틴 스프레이를 알레르기 비염의 1차 치료 옵션으로 권고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독일 자를란트 대학병원에서 건강한 성인 4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상 임상시험이다. 연구진은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은 아젤라스틴 0.1% 성분의 비강스프레이를, 다른 그룹은 위약을 56일간 하루 3회 사용하도록 했다.

연구 결과, 아젤라스틴군은 ‘SARS-CoV-2’ 감염 발생률이 6.7%(223명 중 15명)로, 위약군(2.2%, 227명 중 5명)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상성 감염 또한 아젤라스틴군(4명)이 위약군(14명)보다 적었다.

감염까지 걸리는 평균 시간은 아젤라스틴군 31.2일, 위약군 19.5일로, 12일가량 지연되는 양상을 보였다. 아젤라스틴군의 경우, 감기의 가장 흔한 원인 바이러스인 리노바이러스 감염률(1.8%) 역시 위약군(6.3%)보다 낮게 보고됐다.

부광약품 이한웅 이사는 “이번 연구는 무작위·대조군 임상연구를 통해 아젤라스틴 비강 투여가 코로나19 감염 자체를 억제하는 예방적 효과와 감염 시 초기 단계에서 바이러스 부담을 낮출 가능성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다만, 향후 명확한 역할 규명을 위해 추가적으로 대규모 임상 3상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젤라스틴 스프레이의 코로나19 관련 효과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초기·경증 환자에서 비강 내 바이러스량 감소와 바이러스 배출 기간 변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임상 연구들이 보고되기도 했다.

특히 딜라스틴 스프레이와 같은 스프레이 제형의 경우, 기존의 경구 또는 주사형 코로나 치료제와 비교했을 때 ▲작용 부위 ▲사용 편의성 ▲안전성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고 평가된다.

SARS-CoV-2는 주로 비강 점막을 통해 체내로 유입되고 초기 증식이 이뤄지는데, 스프레이 제형은 바이러스의 1차 침입 부위에 직접 약물을 전달할 수 있어 전신 노출을 최소화하면서 비강 국소 환경을 관리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전신 부작용 부담 또한 낮아, 고령자나 만성질환 환자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 가능하다. 비강 스프레이는 특정 바이러스 단백질 하나에 의존하지 않고 국소 환경에서의 물리적·생물학적 억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변이 발생 시에도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기대 받는다.

다만, 이미 중등도 이상으로 진행된 하기도 감염이나 폐 침범이 동반된 환자, 입원이 필요한 중증 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비강 국소 제형 단독으로 의미 있는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 경우 전신 항바이러스제나 표준 치료가 우선돼야 하며, 스프레이 제형은 보조적 관리 수단으로 활용한다. 비강 구조 이상이나 심한 점막 손상으로 약물 도달이 어려운 환자 또한 상대적으로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 학술지 ‘자마 인터널 메디슨(JAMA Internal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