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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에게 속 쓰림은 잠깐 불편한 증상으로 끝나지만, 이런 증상이 자주 반복된다면 단순한 위장 문제로 넘겨서는 안 된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대부분의 사람에게 속 쓰림은 잠깐 불편한 증상으로 끝나지만, 이런 증상이 자주 반복된다면 단순한 위장 문제로 넘겨서는 안 된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만성적인 위산 역류는 식도에 심각한 손상을 일으키고, 더 위험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의 위장질환 전문의 데릴 지오프레 박사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위는 산을 견디도록 만들어졌지만, 식도는 그렇지 않다"며 "위산 역류의 진짜 문제는 타는 듯한 통증이 아니라, 위산이 반복해서 식도로 올라오는 과정 자체"라고 말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위와 식도 사이에 있는 '하부식도괄약근'이 문처럼 닫혀 위산이 식도로 올라오는 것을 막는다. 하지만 이 괄약근은 여러 이유로 약해질 수 있다. 마그네슘 부족, 만성 스트레스, 음주, 수면 부족, 탈수, 늦은 시간에 먹는 식사 등이 대표적이다. 지오프레 박사는 "위산이 식도로 올라올 때마다 화학 화상을 입은 것처럼 점막이 조금씩 손상된다"며 "이 과정이 반복되면 염증이 생기고 세포의 형태도 바뀐다"고 말했다. 이렇게 손상이 계속되면 식도 세포가 산에 더 강한 형태로 변하는데, 이 상태를 '바렛 식도'라고 한다.

바렛 식도는 식도 아래쪽의 정상 세포가 위 점막과 비슷한 비정상 세포로 바뀐 상태다. 암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 '전암성 병변'으로 분류된다. 바렛 식도가 생긴 모든 사람이 암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일부 환자에서는 세포 변형이 계속되면서 '이형성증'이라는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이형성증은 식도암 바로 직전 단계로 여겨진다. 연구에 따르면 바렛 식도 환자 가운데 약 3~13%가 이런 과정을 거쳐 식도암으로 발전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지오프레 박사는 특히 남성이 여성보다 만성 위산 역류와 그 합병증 위험이 더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이유로 ▲내장지방이 많아 위를 위쪽으로 압박하는 점 ▲야식과 과식이 잦은 식습관 ▲마그네슘 소모가 빠른 체질 ▲증상을 방치하거나 제산제에만 의존하는 경향 등을 들었다. 특히 잠들기 세 시간 이내에 먹는 식사는 위 배출을 방해해 밤에 역류가 생길 가능성을 크게 높인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단순한 속 쓰림으로 넘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음식을 삼키기 어렵거나 목에 걸리는 느낌 ▲목소리가 자주 쉬거나 만성 기침 ▲목에 이물감이 지속될 때 ▲입이나 목에 잘 낫지 않는 궤양 ▲매일 또는 밤마다 반복되는 역류 ▲제산제나 위산억제제가 더 이상 효과가 없을 때 등이다. 이유 없이 체중이 줄거나, 피를 토하거나, 검은색 변을 보는 경우는 즉시 진료가 필요한 위험 신호다. 지오프레 박사는 "위산 역류가 목소리나 삼킴, 입안 조직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면 이미 단순한 불편함을 넘은 상태"라며 "특히 남성은 전암 단계로 진행될 가능성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위산 역류를 막기 위해서는 생활 습관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잠들기 최소 세 시간 전에는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밤에 생기는 역류는 위산이 식도에 오래 머물러 가장 위험한 형태다. 하부식도괄약근을 튼튼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마그네슘은 이 괄약근의 긴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아보카도, 시금치, 호박씨, 치아씨드, 아몬드 같은 식품에 마그네슘이 풍부하다.

알코올과 카페인은 괄약근을 즉시 느슨하게 만들 수 있다. 초콜릿, 매운 음식, 마늘과 양파, 당분이 많은 음식, 초가공식품, 늦은 시간의 과식도 역류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밤늦게 물을 많이 마시는 습관 역시 위를 팽창시켜 역류를 심하게 만들 수 있다. 지오프레 박사는 "이런 생활 습관이 반복되면 가벼운 속 쓰림이 만성 위산 역류로, 나아가 식도암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