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우회 탐방]
한국폐동맥고혈압환우회 ‘파랑새’ 김성우(가명) 대표
폐동맥고혈압은 비정상적으로 좁아져 압력이 증가하는 희귀난치성질환이다. 폐동맥고혈압이 있으면 폐로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숨이 차고 쉽게 피로해진다. 실제 폐동맥고혈압 환자들이 15m 횡단보도를 건너려면 일반인이 60m를 전력 질주하는 만큼의 에너지가 든다.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제때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국내에서는 필수 약제가 도입되지 않고 있다. 한국폐동맥고혈압환우회 ‘파랑새’의 김성우 대표(53·경기도 안양시)를 만나 국내 폐동맥고혈압 환자들의 치료 환경에 대해 들어봤다.
–폐동맥고혈압을 언제 어떻게 진단받았나?
“2013년 퇴근길에 실신할 것 같아 119를 불렀고 근처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고혈압으로 오진돼 4년간 점점 상태가 악화됐다. 2017년 12월 병원에 입원했고, 결국 폐동맥고혈압을 진단 받았다. 바로 삼성서울병원으로 전원했는데, 당시엔 안정된 상태에서 숨 쉬는 것조차 힘들고 일상생활이 아예 불가능했다.”
-현재 상태는?
“2년 동안 약 조절, 식단, 운동을 병행하며 상태가 많이 호전됐지만, 여전히 짧은 거리를 걷거나 간단한 집안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찬다. 출혈성모세혈관확장증이라는 질환도 앓고 있어 갑작스러운 대량 코피로 응급실을 찾는 일이 잦고, 겨울철에는 천식까지 겹친다. 경제활동까지 그만둬야 하는지 고민 중이었는데, 두 달 전 아뎀파스로 약제 변경 후 코피 발생 빈도와 양이 줄었다. 심폐지구력, 보행 지속 능력, 일상생활 수행력을 종합 평가하는 ‘6분 보행 검사’에서 45m를 더 걷기도 했다.”
–환우회 대표는 어떻게 맡게 됐나?
“‘죽기 전까지 이웃을 사랑하는 삶을 살자’는 다짐에서 환우회 대표직에 자원했다. 대표를 맡은 후 정기모임을 시작하고 임원을 구성했다. 독립성 있는 단체로 거듭나려면 필요한 자료와 도구를 갖춰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2020년 중앙대 사회복지대학원에 입학해 2년 반 동안 공부했고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환우회 사업을 시작했다.”
-대표 취임 후 지난 4년을 돌아본다면?
“가장 큰 성과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이전까지는 오래되거나 잘못된 정보가 많아 혼란에 빠지는 환자들이 많았는데 환자가 처음 진단받았을 때부터 참고할 수 있는 안내서를 출간하는 등 정확한 정보 제공이 가능해졌다. 환자 일상을 담은 웹툰, 질환을 쉽게 설명하는 인식 개선 영상,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동 제작한 질환 홍보 영상으로 일반인 인식 개선활동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매년 폐고혈압학회에 참가하고 있으며, 국회 정책토론회 발제자로 참여했고 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정책위원회에도 소속돼 있다.”
-현재 국내 환자들이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폐동맥고혈압을 언제 어떻게 진단받았나?
“2013년 퇴근길에 실신할 것 같아 119를 불렀고 근처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고혈압으로 오진돼 4년간 점점 상태가 악화됐다. 2017년 12월 병원에 입원했고, 결국 폐동맥고혈압을 진단 받았다. 바로 삼성서울병원으로 전원했는데, 당시엔 안정된 상태에서 숨 쉬는 것조차 힘들고 일상생활이 아예 불가능했다.”
-현재 상태는?
“2년 동안 약 조절, 식단, 운동을 병행하며 상태가 많이 호전됐지만, 여전히 짧은 거리를 걷거나 간단한 집안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숨이 찬다. 출혈성모세혈관확장증이라는 질환도 앓고 있어 갑작스러운 대량 코피로 응급실을 찾는 일이 잦고, 겨울철에는 천식까지 겹친다. 경제활동까지 그만둬야 하는지 고민 중이었는데, 두 달 전 아뎀파스로 약제 변경 후 코피 발생 빈도와 양이 줄었다. 심폐지구력, 보행 지속 능력, 일상생활 수행력을 종합 평가하는 ‘6분 보행 검사’에서 45m를 더 걷기도 했다.”
–환우회 대표는 어떻게 맡게 됐나?
“‘죽기 전까지 이웃을 사랑하는 삶을 살자’는 다짐에서 환우회 대표직에 자원했다. 대표를 맡은 후 정기모임을 시작하고 임원을 구성했다. 독립성 있는 단체로 거듭나려면 필요한 자료와 도구를 갖춰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2020년 중앙대 사회복지대학원에 입학해 2년 반 동안 공부했고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환우회 사업을 시작했다.”
-대표 취임 후 지난 4년을 돌아본다면?
“가장 큰 성과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이전까지는 오래되거나 잘못된 정보가 많아 혼란에 빠지는 환자들이 많았는데 환자가 처음 진단받았을 때부터 참고할 수 있는 안내서를 출간하는 등 정확한 정보 제공이 가능해졌다. 환자 일상을 담은 웹툰, 질환을 쉽게 설명하는 인식 개선 영상,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동 제작한 질환 홍보 영상으로 일반인 인식 개선활동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매년 폐고혈압학회에 참가하고 있으며, 국회 정책토론회 발제자로 참여했고 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정책위원회에도 소속돼 있다.”
-현재 국내 환자들이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열악한 치료 환경이다. 전세계적으로 권고되는 1차 약제 ‘에포프로스테놀’은 30년간 국내 미도입 상태며 경구약제 ‘아뎀파스’는 도입 11년이 지난 올해 6월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현재 ‘소타터셉트’라는 약제가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약제로 지정돼 허가·평가·협상을 동시 진행 중이지만, 또 국내에서만 못 쓰게 되는 건 아니냐는 환자들의 불안이 크다. 유럽, 미국 등에서는 폐동맥고혈압이 진단되면 두세 가지 약제를 병용 치료해 환자들의 예후가 좋지만 우리나라는 하나의 약으로 시작해 3개월 후 병이 악화되고 나서야 약제를 추가할 수 있다. 40대 후반 환자가 80% 이상인 질환 특성상 필요한 약제, 병용 치료를 놓치면 가정생활과 경제활동을 하기 힘들어지며 삶이 제약된다.”
-환우회의 다음 목표는?
“‘파랑새 운동가이드’ 출간을 앞두고 있다. 2021년부터 시작했던 환우회 사업 중 마지막 계획이다. 폐동맥고혈압 환자는 운동 강도가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이드’라는 개념을 정립하는 게 전 세계적으로 드문 시도다. 해외 저서 ‘호흡 재활 지침’, 논문 등을 참고해 직접 강도를 달리해가며 실천해도 지장이 없는지 확인했다. 그 후, 선별된 운동만 촬영해 책으로 엮어냈다. 현재 전문의 감수를 받고 있다.”
-왜 ‘파랑새’인가?
-환우회의 다음 목표는?
“‘파랑새 운동가이드’ 출간을 앞두고 있다. 2021년부터 시작했던 환우회 사업 중 마지막 계획이다. 폐동맥고혈압 환자는 운동 강도가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이드’라는 개념을 정립하는 게 전 세계적으로 드문 시도다. 해외 저서 ‘호흡 재활 지침’, 논문 등을 참고해 직접 강도를 달리해가며 실천해도 지장이 없는지 확인했다. 그 후, 선별된 운동만 촬영해 책으로 엮어냈다. 현재 전문의 감수를 받고 있다.”
-왜 ‘파랑새’인가?
“희망의 의미를 담았다. 안데르센 동화 ‘파랑새’에서 남매가 행복을 찾아 멀리 떠나지만 결국 행복은 늘 곁에 있었다는 걸 깨닫는다. 여기서 행복의 매개체가 된 생물인 파랑새에서 따왔다. 폐동맥고혈압을 진단받고 모든 것을 잃은 것처럼 느끼기 쉬운데 아직 곁에 남은 것들이 있다는 의미를 전하고 싶었다.”
–같은 질환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폐동맥고혈압은 ‘심장암’이라 불릴 만큼 잔혹한 병이다. 경제활동의 중심에 있는 가장이 일을 중단하거나 가정활동을 하는 주부가 보호자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 부지기수다. 병이 지속적으로 나빠져 절망감에 빠져 있는 환자들이 많다. 그러나 병이 있다는 게 죄가 아님을 기억하고 인생의 새로운 의미를 찾아나가길 바란다. 신약이 계속 개발되고 있으니 희망을 갖고 관리를 잘하면 수명과 삶의 질이 연장될 거라 믿는다.”
–같은 질환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폐동맥고혈압은 ‘심장암’이라 불릴 만큼 잔혹한 병이다. 경제활동의 중심에 있는 가장이 일을 중단하거나 가정활동을 하는 주부가 보호자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 부지기수다. 병이 지속적으로 나빠져 절망감에 빠져 있는 환자들이 많다. 그러나 병이 있다는 게 죄가 아님을 기억하고 인생의 새로운 의미를 찾아나가길 바란다. 신약이 계속 개발되고 있으니 희망을 갖고 관리를 잘하면 수명과 삶의 질이 연장될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