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암학회, ‘암연구동향 보고서 2025’ 발간

이미지
대한암학회 한상욱 회장./사진=김서희 기자
암은 여전히 국내 사망원인 1위지만, 치료 성과는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섰다. 고령화로 암 발생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23년간 암 사망률은 약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 발생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대한암학회 암연구동향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암발생자 수는 28만2047명(남성 14만7468명, 여성 13만4579명)으로 2000년 대비 17만8918명 늘었다. 암유병자 수는 258만8079명으로 전체 인구의 5%를 차지하고, 65세 이상이 14.5%에 이른다.

대한암학회는 오늘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암에 대한 연구동향 및 향후 암 연구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대한암학회 암연구동향보고서 2025’(이하 보고서) 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국립암센터 양한광 원장은 축사에서 “앞으로는 치료를 넘어 예방, 조기진단, 생존자 관리까지 아우르는 전 주기적 연구와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이번 보고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암 연구 및 정책 과제를 제시하고 있어 우리나라 암 연구 생태계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2023년에 이어 두 번째로 발간한 이번 암연구동향 보고서는 박도중 교수(서울의대)가 발간위원장을 맡으며, 20여 명의 암 연구 전문가들로 구성된 발간위원회에서 ▲공중보건연구 ▲기초연구 ▲임상연구 ▲응용개발(마켓) 총 4개 분야의 국내외 암 연구 동향을 분석했다.

이번 보고서는 암종별 역학통계, 국내외 암 연구 동향 및 임상시험 현황, 최신 기술 혁신 및 투자동향 등 보다 포괄적이고 심화된 분석을 통해 우리나라 암 연구의 현주소와 미래 발전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다학제 진료와 수술기법, ctDNA, 유전체 연구, 정밀의료 등 최신 암 연구 현안에 대한 전문가의 특별기고도 수록했다. 

특히 성인 암과는 치료적 접근이 크게 다른 소아청소년암의 국내 역학, 연구 및 치료 발전 현황, 최신 연구 동향을 특집으로 구성해 보고서의 깊이 있는 분석과 전문성을 더했다. 대한암학회 한상욱 회장은 “이번 2025년 보고서에는 한층 상세한 참고문헌 및 자료 출처를 기술하고, 중국의 암연구동향과 암통계 국제비교, 소아청소년암 등 새로운 내용을 수록해 국내 암연구의 우수성과 미충족 분야를 폭넓게 제시했다”며 “이번 보고서가 특히 정책입안자들에게는 암연구자 친화적 정책을 수립하는 데 유용한 참고자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암 치료 성과는 국제적으로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2000년 46.5%에서 2018년 71.7%로 25.2%포인트 상승했다. 위암, 대장암, 유방암 등 주요 암종의 발생 대비 사망 비율(M/I ratio)은 세계 최저 수준이며, OECD 기준 암 생존율 비교에서도 한국은 위암과 대장암 1위, 폐암 상위권을 유지했다.

암 사망률 감소는 남녀 모두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국가 암검진사업이 암 사망률 감소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됐다. 위암,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폐암 등 6대 암종을 대상으로 한 국가 암검진사업의 수검률은 2004년 14.8%에서 2023년 55.9%로 41.1%포인트 상승했다. 대한암학회 김태용 홍보위원장은 "암 사망률은 남녀 모두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흡연율 감소, 조기 진단 확대, 치료 접근성 개선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성별과 관계없이 암 사망 위험이 구조적으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연구 역량 측면에서도 한국은 세계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4년 기준 글로벌 암 임상시험 수행 국가 순위에서 6위를 기록했으며, 특히 폐암과 간•췌담도암 분야에서는 글로벌 3위 수준에 올랐다. 김태용 교수는 “우리나라는 연구자, 정부, 국민의 노력이 더해져 세계 최고의 의료 수준과 암연구 역량을 갖추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암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많은 현실이기에 암연구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급속히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과 높아지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 확대와 제도 개선이 이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태용 교수는 “특히 정밀의료, 면역치료, 세포∙유전자 치료, 디지털 헬스케어 등 새로운 암 치료 패러다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부, 산업계, 학계의 단합된 노력들이 결합할 때, 암 정복이라는 인류 공동의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