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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무관한 사진/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임신한 여성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으면 임신 37주 전에 태아를 출산하는 '조산' 위험이 낮아지고, 산모의 입원과 중환자실 치료로 이어질 가능성도 더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에서는 지난 5월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의 주도하에 코로나19 백신 접종 권고 대상에서 임신부를 제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반면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산부인과학회를 비롯한 의료 전문가들은 임신부에게 여전히 코로나19 백신 최초 또는 추가 접종을 계속 권장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학계의 권고안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확보하고자 이뤄졌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의과대학 산부인과 데브라 머니 교수 연구진은 2021년 4월부터 2022년 12월 사이에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력이 있는 임신부 1만9899명의 의료 기록을 분석했다. 해당 임신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여부와 입원·중환자실 치료, 조산과의 관계를 확인하고, 산모와 태아의 건강 상태를 비교했다.

전체 임신부 중 72%는 코로나19 확진 전 백신을 접종받았으며, 28%는 백신을 맞지 않았다. 확진 전 접종자 중 80%(1만1천425명)는 임신 전 접종했고, 20%(2천942명)는 임신 중 접종했다. 델타 변이 유행기와 오미크론 변이 유행기에 확진된 임신부는 각각 6120명, 1만3779명이었다.


분석 결과,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델타 변이 유행기 동안 조산 위험을 20% 낮췄으며, 오미크론 변이 유행기에는 36% 감소시켰다. 특히 임신 전에 백신을 맞은 여성보다 임신 중 백신을 맞은 여성의 조산율이 더 낮았다. 백신을 접종한 임신부는 미접종자보다 입원 위험이 델타 변이와 오미크론 변이 유행기 모두 62% 낮았으며, 중환자실 치료 위험 역시 두 변이 유행기 모두 90% 낮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코로나19 백신 접종 권고 대상에 임신부를 포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을 강화하는 근거가 된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주도한 머니 교수는 "연구 결과, 바이러스가 변이하는 와중에도 백신 접종은 산모와 아이 모두에게 상당한 이점을 꾸준히 제공했다"며 "이번 결과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임산부와 태아를 심각한 합병증으로부터 보호한다는 명확한 증거로, 임신 중 백신 접종을 권장하는 공중 보건 지침을 강력하게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AMA(미국 의사협회 학술지)'에 15일(현지시간)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