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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을 씻어낸 물인 쌀뜨물은 위와 장, 피부와 모발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쌀을 씻어낸 물인 쌀뜨물은 활용도가 높다. 이에 예로부터 쌀을 주식으로 하는 동아시아권에서는 쌀뜨물을 요리나 피부 관리 등에 활용해왔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효능이 쌀을 주식으로 하지 않는 서구권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프랑스 건강 전문지 ‘상테 매거진’에는 쌀뜨물의 효능이 소개됐다. 온라인 상에서 인플루언서들이 쌀뜨물을 섭취하거나 피부, 모발에 사용하는 영상이 공유되며 쌀뜨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해당 잡지에는 차갑게 해 마시거나, 계피나 꿀을 추가해 먹는 등 쌀뜨물 섭취 방법도 소개됐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 영양사 알렉산드라 무르시에는 “쌀뜨물에 함유된 녹말은 장 점막을 부드럽게 하고,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수분과 나트륨 흡수를 촉진해 설사 증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쌀뜨물은 위와 장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쌀과 쌀뜨물에 들어 있는 전분 성분이 위벽을 보호해 속 쓰림 증상을 완화하고 소화를 돕기 때문이다. 이에 쌀뜨물은 예로부터 속이 쓰리거나 탈이 났을 때 민간요법으로 활용돼 왔다. 꾸준히 섭취하면 면역 증진 효과도 볼 수 있다. 쌀뜨물에는 전분 성분 외에도 비타민B군과 미네랄 등이 들어 있다. 비타민B군과 미네랄은 에너지 생성 및 대사 과정에 기여하며 면역 세포가 활성화하게 한다. 밥을 짓거나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 쌀뜨물을 활용하면 영양 성분이 더 좋아지는 이유다.


쌀뜨물은 피부와 모발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쌀뜨물로 세수하거나, 화장솜에 적셔 팩으로 사용하면 피부 미백 효과를 볼 수 있다. 쌀눈에 들어 있는 감마오리자놀이라는 성분이 멜라닌 형성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고려대 생명과학대 연구에 따르면, 감마오리자놀은 티로시나아제 활성을 억제하고, 멜라닌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 MITF를 감소시켜 피부 미백에 도움이 된다. 또한, 머리를 감을 때 쌀뜨물로 헹구면 모발 건강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쌀뜨물 속 비타민C 성분이 체내 세포를 보호해 모발을 튼튼하게 하며, 녹말이 모낭을 보호해 부스스한 머릿결이 정돈된다.

다만, 쌀뜨물을 사용하기 전 쌀과 쌀뜨물의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색이 파랗거나 검다면 쌀에 곰팡이가 피었을 수 있다. 쌀과 같은 곡류에 곰팡이가 생기면 아플라톡신, 오크라톡신, 제랄레논 등의 독소가 생성돼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아플라톡신은 간암을, 오크라톡신은 콩팥 손상을, 제랄레논은 생식 기능 장애를 유발한다. 이에 쌀뜨물의 색이 파랗거나 검다면 쌀과 쌀뜨물 모두 버리는 게 좋다.

또한, 쌀뜨물을 섭취할 때는 쌀에 먼지 등 이물질이 묻어있을 수 있으니 쌀을 씻어낸 두 번째 물까지 버리고 세 번째 이후의 물을 사용하는 게 좋다. 과다 섭취도 피한다. 전분이 많은 쌀뜨물을 과다 섭취하면 오히려 복통이나 설사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쌀뜨물을 활용할 때는 세균 번식 위험이 있으니 오래 두지 않고 바로 사용하는 게 위생적이다. 바로 사용하지 않을 경우 실온에 두지 않고 냉장 보관한다. 냉장 보관한 쌀뜨물은 2일 이내 사용하고 보관 중 탁해지거나 냄새가 나면 즉시 폐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