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병원 명의] 최유왕 강북연세병원장

퇴행성 관절염, 환자 연령·관절 상태 고려해 치료법 결정
'줄기세포 이식술', 연골 재생 효과 입증된 유일한 치료
골수·지방 채취 '줄기세포 주사', 통증·기능 개선 기대
초·중기 관절염에 효과… 말기엔 인공관절 수술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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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연세병원 최유왕 병원장이 무릎 퇴행성 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퇴행성 관절염은 노화로 인해 연골이 닳고 뼈·인대에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국내 환자 수만 연간 400만 명이 넘는 흔한 질환으로, 환자 연령과 관절 상태 등에 따라 약물·물리치료·인공관절 수술 등 다양한 치료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손상된 연골의 재생 가능성을 높이는 줄기세포 치료와 다양한 신의료기술이 등장해, 수술 시기를 늦추면서 환자의 무릎 또한 최대한 보존할 수 있게 됐다. 강북연세병원 최유왕 병원장은 "대부분 환자는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며 "줄기세포 주사는 연골 회복을 돕는 안전한 보존적 치료로, 단순 통증 완화를 넘어 재생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무릎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줄기세포 치료, 수술·주사 두 가지 방식

줄기세포 치료는 보통 초기·중기 관절염일 때 시행한다. 기존의 약물치료나 히알루론산·콜라겐 주사 등이 염증 완화 혹은 관절 윤활에 초점을 둔다면, 줄기세포 치료는 연골 재생을 촉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최유왕 병원장은 "약물은 염증을 가라앉혀 증상을 개선하고, 줄기세포 치료는 연골이 회복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줄기세포 치료는 크게 수술 치료와 주사 치료로 나뉜다. 대표적인 수술 치료는 '줄기세포 이식술'이다. 손상된 연골을 다듬고, 동종 제대혈유래 중간엽줄기세포가 포함된 치료제를 관절 내시경을 이용해 병변 부위에 도포하는 방식이다. 젤 형태라 초기에는 고정이 필요해 약 6주간 목발·보조기를 착용한다.

줄기세포 이식술은 한 번의 시술로 재생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국소적으로 연골 손상이 심한 중기 관절염에서 효과가 높다. 현재 관절염으로 손상된 연골의 재생 효과가 입증된 거의 유일한 치료로 알려졌다.

오다리(내반 변형)가 심한 경우에는 '근위경골절골술'을 병행해 다리 축을 바로잡아야 치료 효과가 오래간다. 최 병원장은 "다리가 휘면 무릎 안쪽에 하중이 집중돼 연골이 반복적으로 마모된다"며 "줄기세포만 이식하면 금방 손상되므로, 무릎 양쪽에 힘이 고르게 전달되도록 축을 교정해야 한다"고 했다.

환자 골수·지방에서 줄기세포 채취·사용

주사 치료 시에는 보통 환자 본인의 골수 또는 지방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사용한다. 대표적으로 '골수 농축 줄기세포(BMAC)'와 '자가 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SVF)' 등 두 가지 치료법이 있다. 채취한 골수·지방을 분리·농축해 무릎 관절강 내에 주사하는 방식이며, 시술 후 6주~3개월이 지나면 재생 환경이 조성되고 통증 완화·기능 개선 효과가 나타난다.

골수 농축 줄기세포 주사 치료는 수술실에서 환자의 골수를 채취해 전용 키트로 버피층을 분리한 뒤 약 7배 농축해 무릎에 주입한다. 비교적 간단한 시술로, 염증 완화와 재생 촉진에 도움이 된다. 2023년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로도 인정됐다.

자가 지방유래 기질혈관분획 주사 또한 2024년 신의료기술로 등재된 치료법으로, 지방조직에는 골수보다 수백·수천 배 많은 재생세포가 존재해 재생 능력이 더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병원장은 "두 가지 주사 치료 모두 초기·중기 관절염 환자의 통증 완화와 기능 개선에 효과적이나, 줄기세포 이식술과 달리 아직 연골이 실제로 재생된다는 확실한 근거는 부족하다"며 "영양주사처럼 가볍게 시술받기보다는 정형외과 전문의의 진단 아래 안전하게 치료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악화 시 인공관절… 미루기보다 시기 판단 중요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되면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한다. 특히 연골이 거의 소실된 말기 관절염에는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크거나 통증 때문에 운동·여행·업무 등 기본 활동이 어려워질 때가 수술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최근 인공관절 수명은 20~25년 이상으로 크게 향상돼, 예전처럼 수술을 미룰 필요가 없다. 오히려 관절 변형이나 근육 약화가 심해지기 전에 수술을 받는 것이 회복과 수술 결과 등 모든 측면에서 유리하다. 인공관절은 뼈의 관절면만 교체하고 근육·인대는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남아 있는 연부조직 상태가 좋을수록 예후가 좋다.

최 병원장은 "치료법은 관절 상태, 변형 여부, 연령을 종합적으로 보고 결정한다"며 "환자마다 관절 상태가 다르고 필요한 치료도 제각각인 만큼, 임상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줄기세포 치료, 오해와 진실]

최근 줄기세포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늘어난 가운데, 치료와 관련된 잘못된 정보들이 우후죽순 퍼지고 있다. 대표적인 게 '줄기세포 주사를 맞으면 연골이 새것처럼 재생된다'는 이야기다. 줄기세포 주사는 손상된 연골이 스스로 아물 수 있도록 재생 환경을 만들어주는 치료다. 일부 연골 조직이 형성되고 통증과 기능 개선이 충분히 가능하지만, 손상된 연골을 20대의 정상 연골처럼 완전히 되돌리는 개념은 아니다.

강북연세병원 최유왕 병원장은 "줄기세포 주사는 손상 부위를 메우고 진행을 늦추는 데 의미가 있다"며 "무릎은 계속 사용되기 때문에, 치료 후에도 근력 운동·체중 관리·생활습관 교정 등 유지 관리가 필수다"고 말했다.

줄기세포 이식술의 경우 수술 대상을 정확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가장 적합한 대상은 65세 미만, 초기·중기 관절염 환자다. 남아 있는 연골이 비교적 건강할수록 재생 환경이 잘 형성돼 치료 효과가 좋다. 실제 관절염 1~2기 환자의 줄기세포 이식술 만족도가 가장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반대로 말기 관절염 환자는 관절 간격이 거의 닫혀 있어 줄기세포만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이다. 이 경우 절골술이나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최 병원장은 "무릎에 다른 구조적 문제나 동반 질환이 있을 때는 전문의 진단을 통해 수술 적합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물론 치료 여부는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잘못된 정보로 인해 지레 겁을 먹고 병을 방치해서도 안 된다. 줄기세포 치료는 자가세포를 사용하기 때문에 면역 반응이나 심각한 부작용 발생률이 낮은 치료로 평가된다. 대부분 당일 퇴원도 가능하다. 안전한 치료를 위해서는 감염 예방 또한 매우 중요하다. 줄기세포 치료는 채취·분리·주입 과정이 모두 필요하기 때문이다. 오염이 원천 차단된 수술실에서 시행하는 의료기관인지 반드시 확인하고, 시술 후에는 채취 부위의 통증과 회복 여부를 꾸준히 점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