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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 의사가 손가락 관절을 꺾는 습관이 관절염과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영국의 한 의사가 손가락 관절을 꺾는 습관이 관절염과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3일(현지 시각) 외신 매체 더 미러에 따르면 손가락 관절을 꺾는 습관이 관절염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관절 통증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SNA 클리닉의 시드 나딤 아바스 박사는 “손가락 관절을 꺾을 때 나는 ‘뚝’ 소리는 대개 압력 변화로 인해 관절액 속 기포가 터지면서 나는 소리”라며 “이 습관이 관절염을 유발한다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통증이나 부기가 없다면 일반적으로 무해하지만, 있다면 적절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손가락 관절을 꺾을 때 나는 소리는 관절이나 뼈가 부딪히는 소리가 아니다. 관절액 안 기포가 터지는 소리로, 관절에 특별한 손상을 주지 않는다. 순간적으로 손가락을 꺾으면 관절을 감싸는 주머니인 관절낭 안으로 공기가 유입되고, 그 공기가 터지며 소리가 발생하는 원리다. 이에 따라 아직까지 의학계에 손가락을 꺾는 행위 자체만으로 관절염이 생겼다는 보고는 없다. 미국 내과학회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평생 습관적으로 손가락 관절을 꺾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관절염 발생률에 차이가 없었다. 50년동안 왼쪽 손에서만 관절 꺾기를 하는 실험을 진행해 2009년 '이그노벨상(기발한 연구에 수여되는 상)'을 받은 도널드 웅거 역시 두 손 관절에 건강상 차이가 없다는 결과를 얻었다.

다만, 손가락 관절을 억지로 꺾는 습관을 지속하면 관절 주변의 힘줄, 인대 등에 무리가 갈 수 있다. 게다가 손가락이 두꺼워질 우려도 있다. 손가락 관절을 꺾을 때 힘이 들어가는 관절막은 관절낭을 감싸고 있는 조직으로 물리적 압력을 가하면 근육처럼 두꺼워질 수 있다. 실제로 2017년 학술지 '손 수술과 재활'에 실린 한 연구에서 손가락 관절 꺾기 습관이 있는 집단과 없는 집단을 비교한 결과, 습관적으로 손가락 관절을 꺾는 집단의 손가락에서 건강 문제는 없었지만, 손가락 관절 연골이 대조군보다 두꺼웠다. 손가락 외관이 신경 쓰인다면 관절 꺾는 습관을 그만둬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