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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은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는 보관 상태만 양호하다면 유통기한이 지나도 먹을 수 있는 식품 7가지를 소개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구독자 136만명을 보유한 건강 유튜브 채널 ‘지식한상’에서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명예교수는 보관 상태만 양호하다면 유통기한이 지나도 먹을 수 있는 식품들을 소개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유통기한은 ‘판매가 가능한 기한’을 뜻하며, 이후 도입된 소비기한은 품질유지기간이 10~20% 남아있을 때까지를 기준으로 설정된다. 품질유지기간은 식품이 최상의 상태로 유지되는 기한을 의미한다.

다만 이영은 교수는 “제과점 빵이나 편의점 도시락 등 즉석 제조 판매 식품에는 제조일자를 꼭 표시하게 돼 있는데, 이것들을 보통 12~24시간 내 소비하는 게 원칙이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소비기한은 제품에 표시돼 있는 보관 방법을 지켜야 유효하기 때문에 실온에 두 시간 이상 방치하면 세균 증식이 가속화돼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유통기한이 지나도 섭취가 가능한 음식은 무엇일까?

▷식빵=대형 제조사의 식빵은 실온 기준 3~5일 보관이 가능하며, 냉동 보관할 경우 밀봉만 잘하면 최대 1년까지도 큰 문제가 없다. 다만 동네 수제 빵집에서 판매하는 식빵은 방부역할을 하는 식품첨가물이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많아 곰팡이가 쉽게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1~2일 내 섭취하는 게 좋다. 식빵에서 곰팡이가 소량이라도 발견되면 전부 폐기해야 한다. 식빵은 다공성 구조로 눈에 보이지 않는 곰팡이 포자나 균사가 빵 속 깊숙이 퍼져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냉동만두=대형 제조사의 냉동만두는 소비기한이 보통 9~12개월이다. 개봉 후에도 밀봉을 철저히 하면 1~2개월 정도는 추가 섭취가 가능하다. 다만 냉동제품은 한 번 해동했다가 다시 얼리면 품질이 떨어지고 세균 오염의 위험이 있어 재냉동은 절대 피해야 한다. 만두피 색이 누렇게 변했거나 검은 반점이 보인다면 곰팡이가 핀 것으로 폐기하는 것이 안전하다.

▷우유=우유는 초고온 단시간 살균(UHT) 공정을 거쳐 병원성 미생물을 대부분 제거한 뒤 저온 유통 체계를 거친다. 이러한 멸균우유는 최대 6~11개월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실험에 따르면 우유를 5℃ 이하에서 냉장 보관할 경우 105일까지 품질이 유지됐다. 또 한국소비자원 실험에서는 개봉 후에도 39일까지 보관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액상커피=액상커피가 장기간 보관 가능한 이유도 동일하다. 초고온 멸균 과정으로 내부 미생물이 대부분 제거된 뒤 밀봉되기 때문에 유통기한은 최대 1년까지 설정된다. 다만 세균 증식과는 별개로 시간이 지날수록 향과 풍미는 급격히 떨어져 품질을 기대하긴 어렵다. 원유 함량이 높은 프리미엄 컵커피는 저온살균 방식으로 병원균만 제거해 일반 세균이 증식할 수 있어 유통기한이 7~14일로 짧다.

▷포장두부=비포장 즉석 두부는 상온에서 하루, 냉장 보관 시에도 2~3일 정도만 섭취할 수 있다. 반면 포장두부는 진공 포장과 고온 살균 공정을 통해 미생물 번식 가능성을 크게 낮춘 제품이다. 이로 인해 유통기한이 10~15일로 일반 두부보다 길고, 개봉 후에도 매일 물을 갈아 냉장 보관할 경우 2~3일 정도 추가 섭취가 가능하다.

▷통조림=통조림은 고온 멸균 처리 후 산소가 완전히 차단된 상태로 밀봉돼 미생물 생존이 어렵다. 건조하고 서늘한 곳에서 보관하면 유통기한이 제조일로부터 3년 전후로 설정된다. 개봉 후에는 반드시 냉장 보관해야 하며, 밀폐용기에 옮겨 담을 경우 2~3일내 섭취해야 한다. 3일 이후에는 김치찌개 등 가열조리에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보툴리눔균은 무산소에서도 증식할 수 있어 캔이 부풀거나 변형되면 기한과 관계없이 즉시 폐기해야 한다.

▷라면=기름에 튀긴 유탕면은 기름 산패 위험이 있어 유통기한은 6~12개월로 짧다. 건면이나 생면으로 만든 비유탕면은 8개월~1년까지 보관이 가능하다. 컵라면은 용기 재질 특성상 산패와 습기 흡수도 쉬워 유통기한은 보통 6개월 미만이다. 유통기한이 지난 뒤 1~2개월 정도까지는 보관 상택 양호하다면 안전상에는 큰 문제가 없다. 다만 산패 냄새가 나거나 스프가 굳어 있다면 품질이 저하된 신호이므로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