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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실은 치주질환뿐 아니라 심혈관 및 인지 질환 발생 위험도 낮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치매는 누구나 두려워하는 질환이다. 치매 발생 위험을 낮추고 싶다면 치아 관리 루틴에 ‘치실’을 추가해 보자. 전문가에 따르면 치실은 치주질환뿐 아니라 심혈관 및 인지 질환 발생 위험도 낮춘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굿모닝 브리튼의 의사 아미르 칸은 팟캐스트 ‘No Appointment Necessary’에서 청취자들에게 치실 사용을 권했다. 그는 “치실을 사용하면 알츠하이머 등 치매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며 “또한, 구강 건강이 좋지 않거나 잇몸 질환이 있으면 잇몸의 박테리아가 혈액을 통해 뇌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말일까? 치실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본다.

치실은 치아 사이를 닦는 가느다란 실을 말한다. 칫솔질만으로 제거하기 어려운 음식물 찌꺼기나 치태를 제거함으로써 충치 발생 위험을 낮춘다. 또한, 치실은 치은염이나 치주염 등 각종 잇몸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서울대 치의학 대학원이 국제 학술지 ‘임상 치주과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하루 3회 이상 양치질을 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치주염, 치은염 발생 확률이 각각 44%, 30% 낮았다. 특히 치실을 사용하는 45~50대 중년층의 경우 치주염, 치은염 예방률이 무려 78%, 68%에 달했다.

치실은 치주질환뿐 아니라 뇌졸중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연구팀이 치실 사용과 뇌졸중 발생 위험 사이의 관계를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한 결과, 정기적으로 치실을 사용한 참가자의 허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이 치실을 사용하지 않은 참가자보다 22% 낮았다. 더 나아가 심장 색전성 뇌졸중이나 심장 세동 발생 위험도 각각 44%, 1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연구를 진행한 소비크 센 교수는 “치실 사용이 염증과 관련된 구강 감염과 잇몸 질환 발생 가능성을 낮춘다”고 했다.


실제로 잇몸 질환이 뇌혈관질환이나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서울대병원이 지난 10년 넘게 성인 379만여 명을 추적해 관찰한 결과, 잇몸 질환이 있거나 치아를 상실한 사람에게 뇌졸중 발생 위험이 9~12%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치실을 사용하면 치매 위험이 낮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뇌졸중 위험이 낮아지면 뇌졸중으로 인해 혈관성 치매가 발생할 위험 역시 낮아진다. 뇌졸중은 혈관성 치매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뇌졸중 후 혈관성 치매 발생 위험이 3배가량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뉴욕대 로리 마이어스 간호대 연구팀의 연구 역시 치실 사용이 치매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연구팀이 34074명의 성인과 4689명의 인지기능저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치아 상실 및 인지 장애에 대한 14건의 연구를 분석한 결과, 치아 상실을 비롯해 구강 건강 상태가 뇌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최소 하루에 한 번 이상 양치질을 하기 전에 치실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치실을 30~40cm 길이로 잘라 양손 중지에 감고 칫솔로 제거하기 어려운 음식물 찌꺼기나 치태를 닦는다. 성인뿐 아니라 어린아이(30개월 이상)도 유치가 났다면 치실 사용이 가능하다. 다만, 치실을 사용할 때는 힘과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너무 빠른 속도로 강하게 사용하면 잇몸에서 피가 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