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하지불안증후군이 있으면 파킨슨병이 생길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하지불안증후군이 있으면 파킨슨병이 생길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불편감이 느껴지고, 계속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생기는 질환이다. 주로 밤이나 가만히 쉴 때 증상이 심해지며, 잠을 방해해 일상생활에 불편을 준다.

파킨슨병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만드는 뇌 속 신경세포가 점점 사라져 생기는 질환으로, 손이 떨리거나 움직임이 느려지고 균형을 잡기 어려워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임상에서는 하지불안증후군 치료에 '도파민 작용제'가 1차 약제로 널리 쓰인다. 도파민은 우리 몸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핵심 물질이다.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이 물질이 줄어들기 때문에, 파킨슨병 치료에도 같은 종류의 약물이 기본적으로 사용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방명환 교수팀은 2002~2019년 국민건강보험 표본 코호트 자료를 이용해 하지불안증후군과 파킨슨병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하지불안증후군 환자 9919명과 나이·성별·거주지역·의료 이용 패턴이 비슷한 사람 9919명을 대조군으로 매칭해 비교했다.


분석 결과,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의 파킨슨병 발생률은 1.6%로, 대조군(1.0%)보다 약 60% 높았다. 또한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는 파킨슨병을 더 이른 시기에 진단받는 경향도 확인됐다.

약물치료 여부에 따라 위험이 달라진 점도 눈에 띄었다. 도파민 작용제 치료를 받은 환자는 파킨슨병 발병률이 0.5%로 낮았고, 진단 시점도 상대적으로 늦었다. 반면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는 발병률이 2.1%로 높고, 진단 시점도 더 빨랐다.

연구팀은 "두 질환이 모두 도파민 신경전달과 관련돼 있어 생리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도파민 작용제 치료가 파킨슨병을 예방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JAMA)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