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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약물 등에 중독될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단순히 공부를 많이 해서가 아니라, 교육과 관련된 유전적 특성이 중독 위험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스페인 발데브론연구소 연구팀은 교육 달성도와 중독 위험 사이의 유전적 연관성에 대해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먼저 약 140만 명이 참여한 기존 유전체 연구(GWAS) 데이터를 활용해 교육 수준과 중독 위험을 대표하는 유전 신호를 추출했다. 이어서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병원에서 모집한 실제 약물중독 환자 1427명과 건강한 대조군 2309명의 유전자를 분석해 이 유전 신호가 중독 진단과 어떤 관련을 보이는지 검증했다.

분석 결과, 두 요인은 뚜렷한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교육 성취를 끌어올리는 방향의 유전적 영향력이 강할수록 중독 위험을 높이는 영향력은 약해지는 것이다. 유전적 차원에서 두 요인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교육·중독과 관련된 유전자들이 대부분 서로 겹친다는 것이다. 교육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 변이 1만3000여 개가 중독과도 관련돼 있었고, 이 중 상당수는 서로 반대 방향의 효과를 보였다. 즉 같은 유전 변이가 어떤 사람에게는 학업 능력 향상에 기여하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중독 위험을 억제하는 식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연구팀은 겹치지 않는 유전자들도 따로 들여다봤다. 그러자 교육과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중독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 집단이 따로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유전 요인을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실제 약물중독 진단 가능성이 높았으며, 건강 상태나 사회경제적 지표도 더 좋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중독의 심각도, 재발 위험 등 임상적 문제도 더 두드러졌다.

주 저자인 주디트 카바나-도밍게스 박사는 “약물 남용 문제와 학업 부진이 종종 함께 나타나고 서로를 악화시킨다는 사실은 오랫동안 알려져 왔다”라며 “이번 연구는 이러한 연관성의 일부가 공통된 유전적 요인에 의해 설명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중독 관련 국제 학술지 중독 관련 학술지 ‘Addiction’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