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모임과 행사가 많은 연말에는 단 음식을 먹을 일이 많다. 케이크, 사탕, 초콜릿, 와인 등 단 음식을 자주 먹으면 치아 건강이 악화할 위험이 크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한 치과의사가 음식을 먹은 뒤 ‘치즈’ 한 조각을 먹으면 치아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지난 7일(현지 시각) 외신 매체 리버풀에코에는 치아 건강에 도움이 되는 간식이 소개됐다. 영국 런던에 있는 화이트 덴탈의 수석 치과의사 디파 초프라는 “디저트를 섭취하고 치즈 한 조각을 먹으면 산을 중화하고 당이 함유된 간식의 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치즈를 연말 간식으로 추천했다. 이어 그는 “치즈가 입안 산도를 높여 타액 생성을 촉진하고, 에나멜질을 강화하는 칼슘과 인산염을 공급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말일까? 치즈가 치아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봤다.
치즈는 칼슘, 인, 단백질이 풍부해 치아와 뼈를 튼튼하게 한다. 치아에는 상아질을 보호하는 유백색의 반투명 물질인 에나멜이 있는데, 칼슘과 인이 에나멜을 강화하며 치즈의 카제인 단백질이 치아 표면에 보호막을 형성한다. 카제인 단백질은 치즈의 핵심 성분으로, 손상된 법랑질을 재광화를 촉진하거나 유해균이 치아 표면에 달라붙는 것도 방지한다.
또한, 치즈를 먹으면 구강 내 침 분비가 늘어, 구강 산도를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구강 산도는 치아 건강의 핵심 지표로 중성에 가까울수록 좋다. 정상적인 구강 산도는 pH 6.2에서 7 사이인데, pH 5.5 이하로 떨어지면 ▲치아 법랑질 손상 ▲구강 내 유해균 증식 ▲충치 발생 위험 증가 ▲잇몸 질환 위험 증가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평소, 물을 자주 마시거나 식후 양치질을 통해 정상적인 구강 산도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다. 치즈를 섭취하면 치즈에 풍부한 단백질과 미네랄 성분이 구강 점막을 자극하고, 침샘이 활성화돼 구강 내 산도를 정상 수치로 되돌리는 데 도움이 된다.
실제로 2013년 일반치과학 저널(General Dentistry journal)에 게재된 ‘유제품 섭취 후 체내 치태 pH’에 따르면, 연구팀이 다양한 유제품 섭취 후 대부분 구강 산도에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났지만, 특히 치즈를 섭취한 그룹의 구강 산도가 우유나 요구르트를 섭취한 그룹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이에 당시 연구진은 “치즈는 이번 연구에 활용된 유제품 중에서 가장 높은 항충치 특성을 가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