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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진./사진=클립아트코리아
피부 리프팅 시술을 받은 뒤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미용 시술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분석기관 데이터브릿지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시장 규모는 2029년 66억5838만 달러(약 8조4029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향후 7년간 예상 연평균 성장률은 16.7%에 달한다.

시장이 커진 만큼 부작용 사례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비의료인 시술에서 부작용이 대부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피부과학회에 따르면 일반의나 비의료인이 시술한 경우 부작용 발생 비율은 88.46%로 나타났다. 다만 피부과 전문의가 시술한 경우에도 약 11%에서 부작용이 보고되는 등, 의료인이 시술했다고 해서 100% 안전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미용 시술 부작용 중 대표적인 것이 안면신경마비다. 안면신경마비는 염증 등으로 안면신경에 변성이 생겨 얼굴 근육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질환으로, 환자들은 한쪽 얼굴이 처지거나 일그러지는 증상을 겪는다. 바이러스 등으로 발생하는 ‘벨 마비’가 가장 흔하지만, 외상이나 시술 중 신경 손상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미용 시술 후 발생하는 마비는 이 경우에 해당한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김진 교수는 “최근 피부미용 시술 후 신경 손상으로 병원을 찾는 젊은 여성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일반적인 벨 마비보다 손상 정도가 더 심하고 회복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안면거상술이나 양악수술처럼 절개 범위가 큰 수술은 오래 전부터 안면신경 손상 위험이 잘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비교적 간단한 리프팅 시술을 받은 뒤 안면신경이 마비되는 사례가 계속 보고되고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이 시술들은 고강도 집속 초음파로 피부보다 깊은 SMAS층까지 에너지를 전달해 탄력 개선을 유도하는 방식인데, 강도가 과하거나 깊이가 잘못 설정되면 안면신경까지 손상될 수 있다.

특히 얼굴 살이 적은 ‘마른 체형’ 여성은 신경이 피부 표층 가까이에 위치해 있어 초음파 에너지가 신경에 직접 닿을 가능성이 더 크다. 김 교수는 “부작용으로 내원하는 환자들 중 마른 체형 여성이 통계적으로 많았다”며 “얼굴에 살이 적어 안면신경이 초음파 에너지에 쉽게 노출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문제는 이 같은 부작용이 벨 마비처럼 자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예후가 나쁜 신경 손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많은 환자가 시술 후 스트레스로 인해 일시적인 마비가 온 것으로 오해하고 병원을 늦게 찾으면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것도 회복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숙련된 시술자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김 교수는 “안면거상술이나 양악수술은 숙련도에 따라 신경 손상 위험이 크게 차이난다”며 “피부미용 시술 역시 충분한 설명을 듣고, 안면신경마비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한 뒤 전문의에게 시술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미용 시술 후 입 주변 비대칭, 미간·이마 움직임 저하, 눈 감김 불편 등이 나타나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