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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에서 쓰러진 여학생을 도운 한 시민의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서울 지하철에서 쓰러진 여학생을 도운 한 시민의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A씨는 당일 오전 11시40분께 지하철 4호선 사당 방향 열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대공원역 부근에서 한 여학생이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장면을 목격했다. A씨는 “남학생이었다면 무조건 달려갔을 텐데, 여학생이라 선뜻 손을 대기 어려워 망설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곧 주변 여성 승객이 다가가 “괜찮으시냐”고 수차례 의식 상태를 확인했고, 다른 시민들도 119에 신고했다. A씨는 “30초 정도 지켜보다 다가가 눈동자를 보니 정신이 있는 듯해 말을 걸었고, 가방과 옷을 벗어 베개로 만들어 머리를 기대게 해줬다”고 설명했다.

이후 여학생이 반응을 보이는 것을 확인한 A씨는 역에서 내려 다른 여성 승객에게 벤치로 옮겨 달라고 부탁한 뒤 역무원과 119가 올 때까지 곁을 지켰다. A씨는 “요즘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저런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대응하지 못하고 망설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119에서 부모와 통화 후 병원으로 이동했다고 들었다. 오늘 착한 일 하나 해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실제 지하철 내 응급 상황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2024년 1~8호선 지하철 응급 상황 민원 현황은 총 737건으로, 하루 평균 두 건 정도 발생한다. 대다수의 경우는 실신이다. A씨처럼 지하철 안에서 응급 상황을 목격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가장 먼저 119 또는 지하철 콜센터에 신고해야
지하철에서 응급 환자를 발견하면 역 직원 혹은 119구급대에 신고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객실 내부에 적힌 콜센터나 ‘또타지하철’ 앱을 통해 신고하면, 종합관제센터가 즉시 가까운 지하철 보안관 등에 상황을 전달한다. 이후 환자가 역에 도착하면 직원들이 신속히 현장에 투입돼 119 구급대원에게 안전하게 인계한다. 신고가 빠를수록 구조도 신속해지고, 열차 운행 지연도 최소화된다.

◇빨리 찾도록 대합실·개찰구 근처로 안내
신고 후에는 환자 상태에 따라 적절한 응급 처치를 돕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대형 지하철역에서는 구급대원들이 찾아가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환자가 거동이 가능한 상태라면 구급대원이 빠르게 발견할 수 있는 대합실이나 개찰구 근처로 이동시키면 좋다. 다만 환자가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상태라면 억지로 일으켜 움직이기보다는, 구급대원에게 위치를 더 자세히 알리거나 시민들이 개찰구나 대합실 근처에 와서 안내해주는 게 큰 도움이 된다.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 위치 익혀둬야
환자가 쓰러져 의식이 없다면 즉시 응급처치에 돌입해야 한다. 30초~1분가량 몸을 떨며 실신했다면 겉옷‧목도리 등을 벗기고, 호흡이 있을 때는 고개를 옆으로 돌려 침이 뒤로 넘어가지 않도록 한다. 숨을 쉬지 않거나 심정지로 의심되면 119에 신고한 뒤 의료지도를 받으면서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심폐소생술(CPR)을 해야 한다.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도 고려해야 한다. AED는 심정지 환자에게 전기충격을 가해 심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돕는 응급 도구로, 자동으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충격을 주기 때문에 일반인도 사용할 수 있다. 대부분 대합실(고객안전실·고객안내부스 인근)과 승강장에 비치돼 있으며 심장이 그려진 초록색 간판을 찾으면 된다. 평소 이용하는 역의 AED 위치를 알아두면 골든타임 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