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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팅 앱에서 상대를 고를 때, 외모만큼이나 정치 성향도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데이팅 앱에서 상대를 고를 때, 외모만큼이나 정치 성향도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퀸메리대와 런던정치경제대 연구진은 영국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가상의 데이팅 앱을 이용하는 상황을 재현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여러 쌍의 가상 프로필을 보면서 '어느 사람과 데이트하고 싶은지' 계속 선택했다. 프로필에는 실제 사진(사전에 매력도가 평가된), 키, 인종, 교육 수준 등 일반적인 특징뿐 아니라, 정당 소속과 '모든 정치 성향의 사람과 만날 수 있다'는 정치적 관용성 여부 등이 함께 표시됐다.

분석 결과, 같은 정당을 지지한다고 표시된 사람은 선택될 확률이 평균 18.2%포인트 높았다. 이는 매력적인 외모가 줄 수 있는 효과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단순히 같은 당을 지지하는 것보다 더 강력하게 영향을 준 요소는 정치적 관용성이었다. 정치적으로 열린 태도를 가진 프로필은 비관용적인 프로필보다 약 20%포인트 더 많이 선택됐다.


연구진은 "이런 결과는 단순히 정치적으로 같은 편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개방적이고 성격이 유연해 보인다는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정당별 차이도 나타났다. 진보 진영을 지지하는 참가자들은 같은 성향 사람을 매우 강하게 선호했다. 반면 보수 진영을 지지하는 참가자들은 정치 성향이 다르더라도, 정치적 관용성이나 비정치적 요소가 마음에 들면 선택하는 경우가 있었다.

특히 진보 진영 지지 참가자는 상대가 보수 정당을 지지하면 인종이나 식습관이 자신과 비슷해도 선택 비율이 낮았다. 연구진은 "집단 내부의 규범이나 기대치가 영향을 준 것일 수 있다"며 “정치적 분열이 이제 선거나 여론뿐 아니라 연애와 인간관계, 데이팅 선택에도 깊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Political Science Research and Methods'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