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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유전자·세포치료는 아직까지 치료제가 없는 질환들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해줄 열쇠로 주목받는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음에도 구조적·제도적 문제로 인해 실제 의료현장에서 사용하는 데 여러 제약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극적인 제도 개선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유전자·세포치료 시장 규모는 지난해 139억달러(약 20조원)에서 2033년 1058억달러(155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은 지금까지 50종 이상의 유전자·세포치료제를 승인했으며, 치료제 하나당 5억원에서 높게는 40억원대에 가격이 책정돼 있다.

미국과 유럽은 ‘개발–임상–승인–수출’로 이어지는 구조를 확립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여러 연구자들에 의해 세계 정상급의 유전자·세포치료 기술을 보유했음에도 기술이 환자에게 도달하기 위한 제도-임상-실증이 원활히 연결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생의료진흥재단 박소라 원장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첨단재생의료 환자 치료기회 확대 토론회’에서 “한국은 원천 기술, 연구자 역량, 기업의 기술 수준이 이미 올라와 있지만, 환자 기반 임상·실증 생태계가 부재해 기술이 연구실에서 멈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이 가장 안타까운 건 1분1초가 급한 환자와 그 가족들이다. 국내에서도 희귀질환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치료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지만, 제도·구조적 문제로 인해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아희귀난치안과질환협회 이주혁 대표는 “한국은 기술이 부족한 나라가 아닌, 환자에게 가는 길이 없어 기술이 사라지는 나라”라며 “첨단재생의료법 정의 개정, 환자 기반 혁신 R&D, 첨단바이오실증센터가 이 길을 여는 핵심 축이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첨단재생의료법 정의 개정 ▲환자 수요 기반 혁신 R&D 추진 ▲한국형 첨단바이오실증센터 구축 등을 추진 중이다. 전문가와 환자단체들은 이 같은 변화가 세포·유전자 치료제를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주혁 대표는 “세 가지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기술은 있으나 길이 없어 활용하지 못하던 시대를 끝낼 준비를 하고 있다”며 “환자는 치료기회를 얻고, 연구자는 기술이 사라지는 일을 막을 수 있다. 기업은 글로벌 수출 산업으로 성장하고, 국가는 기술주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