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약사들이 희귀 유전질환 치료에 쓰이는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기반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화이자, 로슈, 다케다, 버텍스에 이어 최근 바이오젠까지 AAV 기반 유전자 치료제 사업을 중단했다.
◇바이오젠, AAV 기반 유전자 치료제 사업 철수
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바이오젠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AAV 기반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유전자 치료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개인의 유전자를 변형하는 의학 기법이다. AAV 기반 유전자 치료제는 유전자 치료의 유형 중 하나로, 바이러스 벡터의 일종인 아데노부속바이러스를 유전자 전달체로 사용한다. 약물 안정성이 높고 효과가 길게 유지되기 때문에 유전성 희귀질환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노바티스의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졸겐스마'와 로슈·사렙타 테라퓨틱스의 뒤셴 근이영양증 치료제 '엘레비디스'가 대표적이다.
바이오젠은 AAV 기반 유전자 치료제 개발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더 나은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사업에 재투자할 예정이다. 바이오젠 제인 그로건 연구 책임자는 "자본 배분에 있어 엄격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며 "환자에게 더 나은 결과를 제공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치료법과 의약품에 자본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높은 약가·낮은 시장성 발목… 화이자·로슈·다케다도 중단
이번 바이오젠의 결정은 약물의 이점 대비 높은 개발 난이도와 낮은 시장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AAV 기반 유전자 치료제는 1회 투여만으로 약효를 지속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개발을 위해서는 매우 큰 생산 비용이 필요하다 보니 약가가 매우 높다. 가령 엘레비디스의 1회 투여 약가는 약 320만달러(한화 약 45억원)다.
주로 희귀질환을 표적으로 삼다 보니 환자 수가 적은 것도 문제가 된다. 예컨대 CSL 베링의 AAV 기반 B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헴제닉스'를 투여한 환자 수는 가장 최신 데이터인 작년 6월 기준 12명에 그쳤다. 환자들은 350만달러(한화 약 48억원)라는 높은 약가로 인해 투여를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엘레비디스처럼 투약 시 환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간 독성 부작용 문제를 일으킨 사례도 있다.
실제 낮은 시장성으로 인해 사업 철수를 선택한 제약사는 바이오젠뿐만이 아니다. 로슈는 지난 3월 유전자 치료 부문 사업부인 '스파크' 팀을 구조조정 조치했다. 스파크는 로슈가 2019년 인수한 미국 유전자 치료제 전문 개발사로, 당시 로슈는 유전자 치료제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스파크를 43억달러(한화 약 6조원)에 인수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수익성이 높지 않았고, 로슈는 작년 12월 스파크로부터 인수한 AAV 기반 혈우병 치료제 '디를로코진 사모파르보벡'의 개발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스파크 직원 647명 중 337명을 해고했다. 로슈는 올해 1월 실적 보고서를 통해 "스파크 팀 사업의 예상 미래 수익에서 영업권의 장부 가치를 뒷받침할 만한 잉여는 없었다"며 "제약 사업부 내 다른 제품에 대한 시너지 효과도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본 제약사 다케다 또한 2020년 3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총 90억달러(한화 약 12조6000억원) 규모의 유전자 치료제 계약 10건을 체결했으나, 2023년 4월 사업 재편 계획을 밝히며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서 서서히 손을 떼기 시작했다.
화이자는 모든 유전자 치료제 라인업을 시장에서 철수시켰다. 작년 12월 말 A형 혈우병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 '지록토코진 피텔파보벡'의 개발을 중단하고 모든 개발 권리를 협력사였던 상가모에 반환했으며, 지난 2월에는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했던 AAV 기반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베크베즈'의 상용화를 중단했다. 특히 베크베즈는 1회 투여 가격이 350만달러(한화 약 48억원)로 매우 비싸다 보니 환자들의 수요가 크지 않았다. 화이자 관계자는 미국 제약 전문 매체 피어스바이오텍과의 인터뷰에서 "환자와 의사들이 혈우병 유전자 치료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등 여러 이유로 개발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바이오젠, AAV 기반 유전자 치료제 사업 철수
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바이오젠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AAV 기반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유전자 치료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개인의 유전자를 변형하는 의학 기법이다. AAV 기반 유전자 치료제는 유전자 치료의 유형 중 하나로, 바이러스 벡터의 일종인 아데노부속바이러스를 유전자 전달체로 사용한다. 약물 안정성이 높고 효과가 길게 유지되기 때문에 유전성 희귀질환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노바티스의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졸겐스마'와 로슈·사렙타 테라퓨틱스의 뒤셴 근이영양증 치료제 '엘레비디스'가 대표적이다.
바이오젠은 AAV 기반 유전자 치료제 개발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더 나은 치료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사업에 재투자할 예정이다. 바이오젠 제인 그로건 연구 책임자는 "자본 배분에 있어 엄격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며 "환자에게 더 나은 결과를 제공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치료법과 의약품에 자본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높은 약가·낮은 시장성 발목… 화이자·로슈·다케다도 중단
이번 바이오젠의 결정은 약물의 이점 대비 높은 개발 난이도와 낮은 시장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AAV 기반 유전자 치료제는 1회 투여만으로 약효를 지속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개발을 위해서는 매우 큰 생산 비용이 필요하다 보니 약가가 매우 높다. 가령 엘레비디스의 1회 투여 약가는 약 320만달러(한화 약 45억원)다.
주로 희귀질환을 표적으로 삼다 보니 환자 수가 적은 것도 문제가 된다. 예컨대 CSL 베링의 AAV 기반 B형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헴제닉스'를 투여한 환자 수는 가장 최신 데이터인 작년 6월 기준 12명에 그쳤다. 환자들은 350만달러(한화 약 48억원)라는 높은 약가로 인해 투여를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엘레비디스처럼 투약 시 환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간 독성 부작용 문제를 일으킨 사례도 있다.
실제 낮은 시장성으로 인해 사업 철수를 선택한 제약사는 바이오젠뿐만이 아니다. 로슈는 지난 3월 유전자 치료 부문 사업부인 '스파크' 팀을 구조조정 조치했다. 스파크는 로슈가 2019년 인수한 미국 유전자 치료제 전문 개발사로, 당시 로슈는 유전자 치료제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스파크를 43억달러(한화 약 6조원)에 인수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수익성이 높지 않았고, 로슈는 작년 12월 스파크로부터 인수한 AAV 기반 혈우병 치료제 '디를로코진 사모파르보벡'의 개발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스파크 직원 647명 중 337명을 해고했다. 로슈는 올해 1월 실적 보고서를 통해 "스파크 팀 사업의 예상 미래 수익에서 영업권의 장부 가치를 뒷받침할 만한 잉여는 없었다"며 "제약 사업부 내 다른 제품에 대한 시너지 효과도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본 제약사 다케다 또한 2020년 3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총 90억달러(한화 약 12조6000억원) 규모의 유전자 치료제 계약 10건을 체결했으나, 2023년 4월 사업 재편 계획을 밝히며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서 서서히 손을 떼기 시작했다.
화이자는 모든 유전자 치료제 라인업을 시장에서 철수시켰다. 작년 12월 말 A형 혈우병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 '지록토코진 피텔파보벡'의 개발을 중단하고 모든 개발 권리를 협력사였던 상가모에 반환했으며, 지난 2월에는 이미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했던 AAV 기반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 '베크베즈'의 상용화를 중단했다. 특히 베크베즈는 1회 투여 가격이 350만달러(한화 약 48억원)로 매우 비싸다 보니 환자들의 수요가 크지 않았다. 화이자 관계자는 미국 제약 전문 매체 피어스바이오텍과의 인터뷰에서 "환자와 의사들이 혈우병 유전자 치료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등 여러 이유로 개발을 중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