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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식물성 식단 전문가가 병아리콩 통조림 안에 든 액체를 버리지 말라고 조언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미국의 한 식물성 식단 전문가가 병아리콩 통조림 안에 든 액체를 버리지 말라고 조언했다.

지난 24일(현지 시각) 외신매체 더 미러에는 병아리콩 통조림 안에 든 액체의 활용 방법이 소개됐다. 요리책 저자이자 식물성 식단 커뮤니티 ‘PlantYou’의 창립자 칼리 보드루그는 “병아리콩 통조림을 열었을 때 병아리콩과 함께 들어 있는 액체인 아쿠아파바를 절대 버리면 안 된다”며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재료를 공짜로 얻을 수 있는데 정말 하수구에 버릴 것이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베이킹을 하는 사람에게 유용하다”며 “이 재료로 머랭을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장 건강 권위자로 통하는 윌 불시에비츠 박사 역시 과거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아쿠아파바의 효능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아쿠아파바에 병아리콩 영양분이 스며들어 80가지 종류의 섬유질이 발견됐으며, 해당 섬유질들이 장내 박테리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주목받는 식재료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아쿠아파바, 어디에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아쿠아파바란 병아리콩이나 렌틸콩 등을 삶고 나면 나오는 콩물이다. 라틴어로 물이라는 뜻의 ‘아쿠아(aqua)’와 콩을 뜻하는 ‘파바(faba)’를 합친 말이다. 아쿠아파바는 육류뿐 아니라 달걀이나 유제품도 먹지 않는 락토 베지테리언이나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 유용하다. 아쿠아파바에는 단백질과 섬유소, 전분 등의 성분이 들어 있어 거품기를 사용해 5분 정도 휘저으면 하얗게 굳어진다. 달걀이나 우유, 버터 없이도 머랭이나 생크림 질감을 만들 수 있다. 아쿠아파바가 비건 디저트를 만드는 데 널리 활용되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아쿠아파바 두 큰술(30mL)이면 달걀 흰자 하나를 대체할 수 있다. 단백질이나 지방, 미네랄 함량이 달걀에는 못 미치지만 다양한 식품에 활용할 수 있는 식물성 식재료로 영양학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23년 한양대학교 실버푸드 특성화 미래인재양성 교육연구팀의 신원선 교수는 식품 분야에서 저명한 국제 저널 ‘식품 과학과 기술 동향’에 아쿠아파바 활용에 대한 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아쿠아파바는 영양 성분도 우수하다. 병아리콩에서 유래한 영양 성분이 들어 있다. 병아리콩은 콩 중에서도 단백질과 식이섬유 함량이 높아 장 건강에 좋다. 섭취했을 때 혈당이 완만하게 오르게 하는 저항성 전분도 풍부해 당뇨병 환자나 체중 조절을 하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 병아리콩만큼은 아니지만, 아쿠아파바에도이러한 영양 성분들이 녹아 있어 건강에 이롭다. 다만, 병아리콩의 옥살산이라는 성분이 알레르기를 유발하거나 체내 칼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병아리콩 알레르기나 통풍, 신장 결석이 있는 사람은 병아리콩과 아쿠아파바 섭취에 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