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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겸 유튜버 침착맨(41, 본명 이병건)이 매운 음식의 스트레스 완화 효과를 실험했다. /사진=유튜브 채널 '침착맨' 캡처
만화가 겸 유튜버 침착맨(41, 본명 이병건)이 매운 음식의 스트레스 완화 효과를 실험했다.

지난 25일 유튜브 채널 ‘침착맨’에는 ‘스트레스 받을 때 매운 음식 먹어보기’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 영상에서 침착맨은 멘사 회원이자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김종수씨와 함께 매운 음식을 먹고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침착맨은 “일단 (실험에 앞서) 스트레스가 쌓이게 하겠다”며 일상에서 더 스트레스 받는 상황을 고르는 ‘스트레스 월드컵’을 진행했다. 이후 스트레스 지수가 오른 두 사람은 매운 떡볶이와 덮밥을 먹고 스트레스 정도를 수치로 표현했다.

그 결과, 침착맨은 스트레스 정도가 기존 16에서 7로, 김종수씨는 기존 93에서 6으로 내려갔다고 밝혔다. 급격한 수치 변화에 김종수는 “이게 맛있는 걸 먹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매운 것을 먹으니까 (스트레스 지수가) 내려가는 속도가 훨씬 빨라진 느낌”이라며 “기분탓일 수도 있지만, 결국 내 기분이니까”라고 말했다. 그러자 침착맨도 “(오늘 우리가 활용한) 스트레스 측정법은 단순히 자기 기분을 근거로 한 거고, 지금 스트레스가 날아간 기분이 들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대단하다”라며 “스트레스 월드컵으로 받은 스트레스를 매운 맛으로 날려버리면서 오늘 실험 마치겠다”고 말했다. 침착맨과 김종수씨가 경험한 스트레스 완화 효과, 단순 기분 탓일까?


기분 탓이 아니다. 실제로 매운 음식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매운맛을 내는 성분인 캡사이신, 알리신 등이 우리 몸의 고온 감지 수용체 TRPV1을 자극하고 이에 대한 반응으로 뇌가 엔도르핀을 분비하기 때문이다. ‘행복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는 엔도르핀은 천연 진통제로 작용하며 통증을 완화하고 기분을 좋게 한다. 또한, 매운 음식을 먹으면 우리 몸의 교감 신경이 활성화돼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므로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혈액순환이 활발해지면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는 뇌 기능이 개선돼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향상되고, 평온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다만, 매운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위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음식 속 캡사이신이 제대로 소화되지 않으면 오랜 시간 위장이 자극되고 위와 식도 사이의 조임근이 느슨해져 소화불량과 속 쓰림 증상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매운 음식은 중독성이 높은데 빈번하게 매운 음식을 섭취할 경우 캡사이신이 암세포를 공격하는 세포인 자연살해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려 위암 발생 위험이 커진다. 매운 음식에 나트륨이 과도하게 들어있는 경우가 많아, 고혈압이나 심장병·뇌졸중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점 역시 문제다.

사람마다 캡사이신 수용체의 분포 정도가 다르니 스스로 민감도를 파악해 조절하면 매운 음식을 적당량 섭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 TRPV1 수용체가 많은 사람일수록 매운맛에 민감하고, 수용체의 수는 외부 자극이나 염증 반응에 따라 감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