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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매운 음식이 스트레스 해소를 도와 정신 건강에는 이로울지 몰라도, 신체 건강에는 나쁘다고 아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적당히 먹으면 도움이 된다. 무엇이든 과도한 것이 문제일 뿐이다.

하버드 공중 보건 대학 연구팀이 매일 매운 음식을 먹은 사람은 주에 한 번만 먹은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14%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 있다. 중국 성인 50만여 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다. 매운 음식 중에서도 고추로 매운맛을 낸 음식을 주기적으로 먹은 사람들이 매운 음식을 덜 자주 먹은 사람들보다 관찰 기간 이내에 죽는 비율이 낮았다. 연구팀은 “매운맛을 내는 음식에 든 캡사이신 같은 활성 물질이 인체의 나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고 염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고 밝혔다.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이 위에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농촌진흥청,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서영준 교수 등의 연구에 따르면 캡사이신은 항암, 위염 예방 효과가 있다. 캡사이신 자극으로 신경의 말단에서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GRP)’란 물질이 다량 방출되는데, 이것이 혈관 벽 세포에 작용하면 위염을 억제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 생성량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매운 음식을 먹을 때 주의할 필요는 있다. 최대한 덜 짜게 먹어야 한다. 매운 음식은 보통 짜고 자극적인 경우가 많다. 염분이 많이 포함된 음식은 위와 식도 건강에 해롭다. 소화불량 환자나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가 매운 음식을 먹으면 복통, 설사 등 위장관 증상을 악화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나치게 강한 매운맛 자체도 몸에 부담을 주니 적당히 먹는 게 좋다. 서울아산병원 김헌식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캡사이신 자체가 발암물질은 아니지만, 캡사이신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인체 면역 세포인 자연 살해 세포의 기능에 장애가 생겨 암 발생 위험이 커진다.

한편, 음식을 먹었는데 지나치게 맵다면 물보다 시원한 우유로 달래면 된다. 2019년 ‘영국 물리학회 투고논문집-지구 및 환경과학’에는 25~27°C인 미지근한 우유나 36~38°C인 따뜻한 우유보다 1.5~3°C의 차가운 우유가 매운맛을 더 효과적으로 완화해줬단 연구 결과가 실렸다. 같은 해 국제학술지 ‘생리학과 행동’에 게재된 논문에서 밝힌 바로, 탄산수·콜라·논 알코올 맥주는 매운맛을 완화하는 효과가 그리 크지 않았으며, 탈지우유·전지우유·탄산 없는 단 음료가 매운맛을 가장 잘 가라앉혔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단 음료보다는 우유가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