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준철의 약·잘·알(약 잘 알고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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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찬바람이 불면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같은 감기 바이러스나, 인플루엔자 같은 독감 바이러스가 유행을 한다. 감기에 걸려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거나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을 구매하면 ▲몸살약(해열진통제) ▲콧물약(항히스타민제) ▲코막힘약(비충혈제거제) ▲기침약(진해제) ▲가래약(거담제) ▲염증약(소염제) 등을 복용할 수 있다. 이들 약은 감기로 인한 불편한 증상을 막고 몸의 손상을 줄여줘 회복에 도움이 된다.

이들 약 외에도 더 효율적으로 감기 증상을 줄여주고 몸의 회복을 빠르게 해주기 때문에 같이 먹으면 좋은 한방 감기약 일반의약품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감기 몸살에 가장 많이 판매되는 한방 감기약은 ‘갈근탕’이다. 갈근탕은 초기 감기 몸살의 보조약으로 생각하면 된다. 병원 약이나 약국 일반의약품 복용하면서 하루 1~3번 같이 먹는다. 몸살이나 두통, 발열을 줄여주는 데 도움이 되고, 몸살로 인해 목이나 어깨가 뻣뻣하고 근육통이 있는 경우에도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땀을 내게 해서 열이나 몸살 기운을 빼주는 약이기 때문에 현재 땀이 많은 사람에게는 맞지 않다. 속이 아주 약하거나 허약한 노인에게도 권장하지 않는다.

평소 속이 민감하고 약한 사람은 갈근탕보다 ‘인삼패독산’을 좀 더 편하게 먹을 수 있다. 인삼패독산은 갈근탕처럼 감기 몸살에 좋고, 근육통뿐 아니라 관절통까지 경감시켜주는 약이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현재 땀이 많이 나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다.

땀이 나도 좋고 안 나도 좋은 약으로는 ‘쌍화탕’이 있다. 쌍화탕은 면역 및 체력증진을 돕는 자양강장제로, 병중·병후 피로회복에 좋다. 피로회복제로만 허가돼 있고 감기약으로는 허가돼 있지 않아서, 감기약을 찾는다면 한방 감기약으로 허가된 ‘원탕’을 복용하면 된다. 원탕은 감기 몸살에 좋은 5가지 약제를 쌍화탕에 추가해 나온 제품이라서 남녀노소 먹기 좋다.

한방 콧물약으로는 콧물, 비염, 묽은 가래를 수반하는 기침에 좋은 ‘소청룡탕’이 있다. 1포씩 하루 2~3번 복용하면 좋고, 감기약을 먹어도 콧물이 계속 될 때 감기약에 추가로 먹어도 된다. 다만, 물처럼 묽은 콧물이 아닌 진득한 콧물에는 잘 맞지 않은 약이므로 약사와 상의해 복용하는 것이 좋다. 콧물이 나면서 코막힘도 심하고 코가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증상까지 있으면 ‘갈천신’이라고 부르는 ‘갈근탕가천궁신이’가 좋다. 코 점막에 진액을 공급하고 코의 염증을 개선해주는 약이다.


목감기가 있어서 목이 아픈 경우에는 양방 목감기약과 함께 초기 목감기에 쓰는 한방약인 ‘은교산’을 복용하면 좋다. 금은화의 ‘은’, 연교의 ‘교’자를 따서 지은 이름인데, 금은화가 목의 통증과 부기를 완화하고 연교가 목의 편도나 인후 등의 농·고름·가래를 제거해줘 목이 건조하고 아플 때 먹으면 좋다. 기침에도 약간 도움이 된다. 다만, 은교산만으로는 효과가 약하기 때문에 해열진통제나 목감기 전용으로 나온 다른 제품과 함께 먹도록 한다.

기침·가래에 좋은 한방약은 대표적으로 ‘맥문동탕’이 있다. 마른기침과 가래가 함께 나오는 기침 증상에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마른 기침과 습한 기침을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삼소음’이 좋다. 삼소음은 알레르기 염증반응을 억제해 기침, 재채기, 천식 등을 개선하고, 과잉 면역(염증) 조절 기능을 하면서 위장을 편안하게 해주는 기침약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비교적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다.

만성적인 기침, 야간 기침, 만성적인 가래에는 ‘청상보하환’이라는 약이 좋고, 화농성 가래 위주의 기침이나 기관지염이 있다면 ‘청폐탕’이라는 약이 좋다. 기침할 때 가슴이 울리고 아픈 경우에는 ‘시함탕’을 쓴다.

한방 감기약을 용도에 따라 간단하게 정리하면, 감기 몸살에 갈근탕·패독산·쌍화탕·원탕 등을 함께 먹으면 더욱 빨리 좋아지는 경우가 많고, 콧물에는 소청용탕, 코막힘에는 갈근탕가천궁신이, 목감기에는 은교산, 기침 감기에는 맥문통탕, 삼소음 등이 좋다. 이 정도를 알아두고 의사·한의사·약사의 조언을 들으면서 복용하도록 한다.

한방약을 주의해야 할 사람들도 있다. 현재 혈압이 과도하게 높은 사람, 심장·콩팥 질환이 있는 사람, 몸에 부종이 있는 사람, 75세 이상 고령자, 임산부, 수유부, 어린이는 일반적으로 권장하지 않는다. 이 경우 의사 처방이 없다면 같이 먹지 않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