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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잡지 BBC 사이언스 포커스는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아침 루틴을 소개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명인들이 새벽 4시에 일어나 명상하고 운동하는 '미라클 모닝'을 실천한다고 알려지면서, 한때 열풍이 불었다. 새벽 눈 뜨자마자 명상하고, 직접 건강 주스를 만들어 먹는 일상을 공유하는 ‘갓생러(God+生+er)’들이 여럿 등장했다.

아침형 인간이라면, 이들을 따라하는 게 건강하고 활기찬 하루를 만드는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아침형 인간이 아닌 사람에게는 오히려 부담을 가중하고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 과학이 말하는 '건강하고 현실적인' 아침 루틴은 무엇인지, 과학 잡지 BBC 사이언스 포커스가 지난 20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일찍 일어나기보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기'=새벽형 인간은 존재하지만 극히 드물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무리하게 일찍 일어나는 것은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이, 생활 습관, 선천적 '크로노타입'(아침형·저녁형 성향)은 기상 시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충분한 수면 없이 억지로 일찍 일어나면 '사회적 시차'가 생기는데, 미국 피츠버그대 연구에서는 이 현상이 비만과 심장질환 등 대사 건강 악화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기상 시간은 출근·등교 시간에 맞춰 정해지기 때문에 기상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건강한 방법이다. 주말을 포함해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면 일어나면 기분·스트레스·인지 기능이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영국 서리대 빅토리아 레벨 교수는 "규칙적인 수면–기상 패턴은 수면 위생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특히 야행성 성향이 강할수록 불규칙한 기상은 건강을 악화한다.

▶야외에서 가벼운 운동하기=고강도 운동 자체는 건강에 좋지만, 아침에는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 있다. 미국 조지아대 패트릭 오코너 교수는 "아주 강한 운동은 에너지를 주기보다 피로감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자정부터 오전 6시 사이 격한 운동은 체내 생체시계를 40분가량 늦춰 수면과 기상 리듬을 더 교란할 위험도 있다. 반면 20~60분 정도의 중강도 활동은 꾸준히 활력 향상 효과가 보고된다. 빠르게 걷기, 가벼운 조깅, 대화를 나누며 뛰는 정도의 운동이면 충분하다. 특히 아침 햇볕은 매우 중요하다. 레벨 교수는 "아침 햇빛은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고 세로토닌을 증가시켜 기분과 각성을 끌어올린다"며 “가능하면 20분 이상 햇볕을 쬐라”고 했다.

▶짧은 냉수 샤워 시도하기=냉수욕은 인슐린 반응과 심혈관 건강을 개선한다고 알려졌다. 차가운 물에 5분 가량 노출되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집중력이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다. 즐거운 경험은 아닐 수 있지만, 예열되지 않은 정신을 빠르게 깨우는 데는 효과적이다. 다만 처음부터 너무 차가운 물에 들어가면 신체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점진적으로 적응하는 것이 좋다.


▶식후에 커피 마시기=카페인을 공복에 섭취하면 불안, 속쓰림, 혈당 변동을 유발할 수 있다. 영국 배스대 연구에서도 공복 상태에서 카페인을 마실 경우 식사 후 혈당 반응이 과도하게 커지고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반대로 식사 후 커피는 문제없다. 적당한 카페인 섭취는 기분·에너지·집중력 향상은 물론 심혈관·간 건강 개선과도 관련이 있다.

▶단백질·식이섬유를 충분히 포함한 아침 식사하기=미국 웨스트버지니아대 연구에 따르면 아침을 규칙적으로 챙기며 식이섬유를 하루 25g 이상 섭취하는 사람은 전체 사망률이 21% 낮았다. 단백질이 풍부한 아침 식사는 포만감을 오래 유지해 군것질을 줄이고 집중력을 높인다. 영국 애버딘대 알렉산드라 존스톤 교수는 "콩류와 통곡물만으로도 훌륭한 아침 식사가 된다"고 말한다. 아침을 거르는 습관이 면역 기능 저하 및 염증 증가와 관련된다는 연구도 있다.

▶기상 직후 스마트폰 보지 않기=아침에 눈 뜨자마자 휴대전화를 잡는 습관은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호주 플린더스대 연구에 따르면, 이른 아침 '둠스크롤링(부정적인 콘텐츠를 무의식적으로 반복해 소비하는 것)'은 불안과 비관성을 강화한다. 또 부정적 감정이 반복적으로 강화하는 악순환이 만들어질 수 있다. 첫 15분 정도는 퍼즐, 독서, 간단한 일기 쓰기 등 뇌를 부드럽게 깨우는 활동이 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 된다.

▶보충제는 '필요한 것만' 먹기=여러 종류의 보충제를 무분별하게 섭취하면 비용만 늘어날 뿐, 효과는 불확실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건강보조제는 여전히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 근거가 비교적 확실한 선택지로는 △겨울철 필수인 비타민 D △수면·스트레스 조절에 도움을 주는 마그네슘 △염증 감소와 대사 건강 개선을 돕는 오메가-3 등이 꼽힌다. 크레아틴 역시 운동 능력뿐 아니라 뇌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연구가 늘고 있다. 미국 텍사스 A&M대 리처드 크라이더 교수는 "크레아틴은 가장 연구가 많이 된 보충제로, 노인·당뇨 환자 등 다양한 집단에서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